만성 질환 유병률의 지속적인 증가를 비롯해 비만, 고혈당, 대기 오염 등의 건강 위험요인이 코로나19의 사망자 수를 폭발적으로 늘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가 204개국을 대상으로 전 세계 인구의 기저 건강 현황을 조사해 이 같은 결론을 내린 '국제 질병 부담 연구(The Global Burden of Disease Study)'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꾸준히 증가해온 비감염성질환(NCD)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수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 사회적 불평등이 더해진 '신데믹(syndemic)'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IHME는 강조했다.
우선 연구진은 만성 질환의 세계적인 위기와 부실한 공중보건체계로 예방이 쉬운 위험요인마저 증가세를 꺾지 못해 코로나19와 같은 급성 응급 상황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IHME 소장인 크리스토퍼 머레이(Christopher Murray) 교수는 "이들 위험요인은 대부분 예방과 치료가 가능할 뿐 아니라, 해결할 수 있다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건강하지 못한 식사 습관이 아직도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는 공중보건 및 생활습관 연구에 대한 정책이나 재정지원이 미흡한 것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랜싯의 편집장 리처드 호튼(Richard Horton) 박사는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무려 100만 명을 넘어서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다름 아닌 비감염성질환"이라며 "이는 코로나19가 잦아든 후에도 각국의 건강상태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빈곤, 주거, 교육, 인종처럼 건강을 좌우하는 근본적인 사회 불평등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우 기자 case1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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