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 브랜드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9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잇달아 공장 셧다운을 실시한 반면 한국 업체들은 조기대응에 성공하고 신차출시 효과를 이어가면서 나홀로 질주했다.
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회장 정만기)는 미국 내 완성차공장 재가동 후 3개월간(6~8월) 한국차 브랜드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8.9%로 크게 상승하며 9년만에 한국차 전성기 시장점유율 수준까지 올라섰다고 밝혔다. 미국 자동차시장의 76.8%를 차지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미니밴, 소형 픽업트럭 등 경트럭 시장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점유율이 공장 가동중단 전인 2019년 12월~2020년 2월 5.6%에서 재가동 후인 2020년 6월~8월 6.9%로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GM(-1.8%포인트)과 도요타자동차(-0.3%포인트), 닛산자동차(-1.2%포인트), 미쓰비시(-0.4%포인트) 등 경쟁업체들은 공장 가동중단 이후 시장점유율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협회는 한국차의 시장점유율 확대 배경에 대해 선호도가 커지고 있는 SUV 위주의 신차 출시와 최고등급의 안전도 등 품질경쟁력 확보, 한국산차 수출물량 조정을 통한 효율적 재고관리 등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기아자동차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라인에서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대표적으로 현대·기아차는 2019년 6월 팰리세이드, 2019년 11월 베뉴, 2020년 1월 셀토스 등 신규 SUV 라인업을 출시하면서 미국 내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경트럭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왔다. 또한 현대차 넥쏘와 제네시스 G80, G70 등은 올해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실시한 충돌 안전도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Top Safety Pick+)를 획득하는 등 품질경쟁력까지 인정받았다.협회는 무엇보다도 코로나19 확산속도가 절정에 치달았던 지난 3~5월 한국 내 공장을 지속적으로 가동하면서 생산능력을 유지한 결과, 주요국 봉쇄조치 해제 후 수요급증에 대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협회가 지난 6~8월 미국 차시장 내 월말 재고량 평균 증감률을 분석한 결과 미국계(-28.9%), 일본계(-28.5%), 유럽계(-15.6%), 중국계(-11%) 등과 달리 한국계만 4.2% 증가세를 기록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글로벌 경쟁이 심화될 전망임을 감안해 업계로서는 노사안정과 생산성 제고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정부로서는 기업의 이러한 노력을 적극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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