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 3분기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서 선전했다. 도요타자동차와 혼다자동차, GM 등 경쟁업체들이 주춤한 사이에 소매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실적을 끌어올리면서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4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미국시장 판매량은 33만9586대로 전년 동기 대비 0.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분기 연속 하락세를 그렸던 현대·기아차는 올해 처음으로 분기 실적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7~9월 SUV 판매량은 21만9636대로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4.9% 늘어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같은기간 도요타(-11.0%)와 피아트크라이슬러(-10.4%), GM(-9.9%), 혼다(-9.5%) 등이 동반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판매실적은 주력 차종이 고른 실적을 내면서 13% 이상 급증했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현대차는 소매채널 판매량이 21% 늘어나면서 팰리세이드(125%), 코나(44%), 쏘나타(25%), 싼타페(17%), 투싼(5%) 등이 판매 호조를 보였다. 기아차는 지난 1994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26년여만에 9월 소매 판매와 3분기 판매실적을 경신했다. 모델별로는 텔루라이드와 셀토스가 나란히 역대 최대 월간 판매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신형 K5가 5700대 이상 팔리며 순항을 이어갔다.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 부사장은 "안정적인 재고를 바탕으로 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적절한 인센티브, 고객경험 향상 등이 결합돼 시장점유율이 또 다시 상승했다"며 "3분기 소매 판매 증가는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실적이 점차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대·기아차는 미국시장에서 단순히 판매실적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인센티브를 낮추고 평균 판매가격(ASP)을 높이는 등 체질개선도 함께 이뤄냈다. 미국 자동차시장 전문 분석기관 ALG에 따르면 지난 9월 현대차와 기아차의 평균 인센티브는 각각 2361달러, 3009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 15% 줄었다. 같은기간 양사의 평균 판매가격은 2만8742달러, 2만7050달러로 12%, 5%씩 상승했다.
[박윤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