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의료기기인 '닥터앤서'에 대한 국내 당국의 인허가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서울아산병원에서 '디지털 뉴딜' 성공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국내 기술로 개발된 인공지능 의료 소프트웨어(SW) 닥터앤서의 신속한 의료기기 인허가를 지원하기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고 밝다.
닥터앤서는 과기정통부 주도로 지난 2018년부터 개발돼온 것으로 의료 빅데이터를 통해 기존 의사들의 진료·진단을 지원하는 일종의 'AI 의사'다. 정부는 이같은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AI 정밀진단이 가능한 의료기기 개발을 위해 디지털 뉴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그간 나랏돈 364억원과 민간자본 124억원 등 총 488억원을 들여 닥터앤서를 개발해 왔다. 해당 개발에는 사업단장인 김종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을 중심으로 국내 26개 의료기관과 22개 정보통신기술(ICT)기업 등 총 1962명이 참여했다.
닥터앤서는 암, 심뇌혈관질환, 심장질환, 치매, 소아희귀유전질환 등 8개 질환을 대상으로 의료현장에서 질환 예측·진단을 지원할 수 있는 21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로 구성돼 있다. 현재 국내 37개 의료기관에서 이 소프트웨어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닥터앤서 21개 소프트웨어 중 11개는 식약처에서 의료기기로 판정돼 이 가운데 4개(뇌출혈·내시경 기반 대장용종·뇌영상 수치·관상동맥석회화 진단)는 인허가가 완료됐고 나머지 7개는 허가 과정이 진행 중이다. 11개를 제외한 10개 중 5개는 비의료기기로서 의료기관 도입을 위한 실증 시험을 거치고 있다. 나머지 5개는 시제품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양진영 식약처 차장과 장석영 과기정통부 제2차관 등은 닥터앤서 개발과 임상시험 현황, 특정 질환에 대한 시범 적용 내용 등을 공유한 뒤 추가 인허가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정부는 닥터앤서의 해외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보건부 산하 6개 병원에서 현지 적용을 위한 교차 검증 시험도 추진하고 있다. 양 차장은 "지난 2017년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의 허가 심사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바 있다"며 "닥터앤서가 신속히 의료기기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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