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스트레스는 성별과 연령에 따라 다르게 관리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상원 교수 연구팀은 2012~17년 강북삼성병원 건강검진을 받은 18세이상의 건강한 성인 9만 5356명을 대상으로 자살사고 발생 위험을 높이는 직무 스트레스 요인을 성별,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자살사고는 최근 1년 내 자살 사고(思考)가 있었는지 국민건강영양조사 항목의 자살 사고 설문지를 통해 조사했으며, 직무 스트레스는 한국인 직무 스트레스 측정 도구를 통해 조사했다.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학력, 결혼, 경제적 상태 등의 개인 및 사회 인자와 음주, 흡연, 비만 등의 신체적 상태, 그리고 직업적 특수상태(정규직 여부, 교대 및 야간 근무 등)의 교란 변수들은 모두 통제했다. 그 결과 조사 기간 동안 자살 사고(思考)가 발생한 근로자는 총 3460명이었다.
연구팀은 이들의 성별을 나누고, 연령에 따라 △18~35세 △36~44세 △45세 이상 등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18~35세 남성 군에서는 △높은 직무 요구도 △보상 부적절이 자살 사고 발생과 연관이 있었으며, 36~44세의 남성 군에서는 △높은 직무 요구도 △보상 부적절 △직무 불안정이 자살 사고 발생과 연관이 있었다. 45세 이상 남성 군에서는 △직무 불안정 △비합리적인 조직체계가 자살 사고 발생과 연관이 있었다. 또한 남성의 전 연령층에서 직장문화와 관련된 스트레스가 자살 사고 발생과 연관이 있었다.
반면 여성 근로자의 경우, 18~35세의 군에서만 △비합리적인 조직체계 △직장문화와 관련된 스트레스가 자살 사고 발생과 연관이 있었다. △36~44세 △45세 이상 군에서는 자살사고와 관련된 직무 스트레스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상원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젊은 남성 직장인들은 많은 직무 수행에 대한 보상의 부조화가 직장 내 큰 고충이며, 중년 이상의 남성 직장인은 지속적 근로 가능 여부와 관리자로서 조직체계를 이끌어 나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대변했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또한 "36세 이상의 여성 직장인은 자살사고와 관련한 직무 스트레스 요인이 없었는데, 이는 직무 스트레스보다는 가정, 양육, 사회활동 등의 외부적 환경적 요인이 자살 사고 발생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 근로자들의 자살 사고 발생을 줄이기 위해 기업은 성별, 연령 등에 따라 체계적인 정책시행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행복한 직장을 위해서는 막연한 전체 근로자의 직무 스트레스 관리보다는 연령, 성별, 직급에 따른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전문학술지(Scandinavian Journal of Work and Environmental Health·IF 5.688)에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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