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가 DNA 내부의 이상 구조를 제어하는 방법이 밝혀졌다. 이 연구는 암 억제를 위해서도 활용될 수 있어 기대받고 있다.
2일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암 억제 단백질 'ATAD5'가 DNA 내 이상 구조 형성과 해소를 조절하여 유전체 안정성을 유지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ATAD5는 DNA 복제 스트레스를 해소해 안정적인 DNA 복제를 돕고 암 억제에 기여할 수 있는 단백질이다.
이규영 IBS 연구위원. [사진 제공 = IBS]
IBS 연구팀은 ATAD5 단백질이 암을 유발하는 ’R-루프' 형성을 제어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전에 ATAD5 단백질이 암 억제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던 연구팀은 ATAD5 단백질이 DNA 복제 과정에서 R-루프 형성을 제어해 유전체 안정성을 유지하는 방법도 찾아냈다. 일반적으로 R-루프(DNA-RNA 혼성구조)는 DNA 복제, 전사, 복구 등 다양한 단백질의 대사 활동을 일부 도운 후 해소되는데 장시간 유지되면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RNA 전사 단백질이 DNA 복제 단백질과 충돌하는 '전사-복제 충돌'이 일어나 DNA 복제와 전사의 완료를 막기 때문이다. 이 때 세포분열이 진행되면 DNA가 손상돼 유전정보 안정성이 떨어져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연구진은 우선 인간 세포 내 ATAD5 단백질 양을 줄였다. 그 결과 DNA 복제가 진행 중인 세포에서만 R-루프의 양이 증가해 ATAD5 단백질이 R-루프 형성 억제에 핵심 요소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염색체 복제를 도와주는 PCNA 단백질이 과다 축적돼 RNA 전사 단백질과 전사-복제 충돌을 일으키고 새로운 R-루프가 형성됐다. 이같은 실험으로 연구진은 ATAD5 단백질이 DNA 복제 부위에서 PCNA 단백질을 분리해 새로운 R-루프 형성을 미리 차단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이규영 IBS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로 ATAD5 단백질이 DNA 복제 조절, DNA 복제 스트레스 해소뿐 아니라 DNA 내 이상 구조 제어 기능을 갖는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혔다"며 "R-루프는 암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DNA 복구, 노화와 관련된 텔로미어(Telomere) 길이 조절에도 중요하기 때문에 향후 암 치료제, 노화 억제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 IF 11.15)온라인 판에 지난달 15일 게재됐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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