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가계를 덮치면서 저소득층이 특히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위기가 본격화한 올해 1분기 가계 전체 소득은 증가했지만 소득 하위 10%만 눈에 띄게 소득이 감소했습니다.
특히 근로소득이 대폭 줄었습니다.
24일 통계청의 2020년 1분기 가계동향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가계수지를 소득 10분위별로 분석한 결과, 소득 하위 10%에 해당하는 1분위 소득은 95만9천19원으로 작년 같은 분기보다 3.6% 감소했습니다.
4분위 소득도 감소했으나 감소율이 0.2%에 그쳐 작년 같은 분기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입니다.
나머지 분위는 모두 소득이 증가했습니다.
증가율은 2분위 1.7%, 3분위 1.6%, 5분위 1.3%, 6분위 1.6%, 7분위 2.1%, 8분위 4.9%, 9분위 5.4%, 10분위 7.0%로 소득이 많을수록 높았습니다.
전체 가구 평균 소득 증가율이 3.7%를 나타낸 가운데 하위 10% 가구는 거꾸로 소득 감소를 보인 것입니다.
5분위별 분석에서는 1분위(하위 20%) 소득 증가율이 0.0%로 제자리걸음을 했으나 10분위별로 나눠 세밀하게 들여다보니 저소득층의 타격이 더 뚜렷해진 셈입니다.
10분위 중 1분위 소득은 지난 2018년 1분기부터 2019년 2분기까지 여섯분기 연속 감소하다가 2019년 3분기와 4분기 반등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으면서 올해 1분기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1분기 1분위 소득을 구체적으로 보면 근로소득이 16만5천966원으로 거의 '3분의 1 토막'인 29.2%가 감소했습니다.
일용직·임시직 등 저소득층 일자리가 상당수 사라지고 남아있는 일자리도 급여가 줄어든 탓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반면 국가 보조금 등 공적이전소득은 50만176원으로 11.1% 증가했습니다.
공적이전소득은 근로소득의 3배를 웃돌았습니다.
일해서 버는 돈은 확 쪼그라들었으나 국가가 주는 돈이 늘어 전체 소득 감소폭을 그나마 줄였다는 의미입니다.
코로나19에 따른 저소득층의 타격은 1인 이상 가구별 가계수지 분석에서도 드러납니다.
2인 이상 가구보다 저소득층 비중이 큰 1인 가구 소득은 233만329원으로 4.8% 감소했습니다.
전체 가구 평균 소득은 2.0% 늘었고 2인 가구는 1.7%, 3인 가구는 9.6%, 4인 가구는 2.6% 각각 증가한 가운데 1인 가구 소득만 줄어들었습니다.
5인 이상 가구 소득은 변동이 없었습니다.
다만 가구주 연령별 가계수지 분석에서 고령층인 60세 이상 가구 소득은 372만5천818원으로 11% 늘어난 모습이었습니다.
39세 이하 가구(3.3%), 40∼49세 가구(2.0%), 50∼59세 가구(3.0%)보다 소득 증가율이 높았다.
이는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 확대 영향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60대 이상은 노인 일자리 사업을 통한 정부의 공적 부조가 집중된 계층이라 소득 증가세를 보였으나 젊은 계층을 중심으로 저소득층은 타격을 입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정부의 공적이전소득으로 어느 정도 메꾸긴 했지만, 저소득층 일자리 몰락에 따른 근로소득 축소가 두드러졌다"고 말했습니다.
성 교수는 "수출 약화로 실업자가 더 생기면서 2분기는 저소득층 소득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며 "정부가 소득이 낮은 계층을 지속해서 지원하는 한편 기업을 살려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방향에 초점을 두고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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