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비용절감을 위해 연차 휴가를 적극 소진하도록 직원들을 독려하고 나섰다. 코로나19 확산 피해에 따른 비상 경영을 위해 직원들의 연차를 소진함으로써 보상비 등 비용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직원 대의기구인 노경협의회는 최근 직원들에게 '고통분담 차원에서 9월까지 연차를 적극 소진하자'는 취지의 이메일을 발송했다. 이에따라 부서마다 차이는 있지만 사무직 직원들이 한달 약 2회 씩 주로 금요일에 부서차원에서 연차 휴가를 사용할 예정이다. 시행 첫날인 22일에도 많은 직원들이 연차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포스코 사측은 매주 연차를 쓰도록 하는 한시적 '주4일제' 등 비용 절감 방안을 추진했다가 노조 등의 반대로 실제 도입하지는 못했다. 이번 조치는 격주 휴무에 가까워 기존 안보다는 다소 완화된 수준의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일단 직원들이 한달에 2회 이상 연차를 사용하도록 해 9월까지 개인별 연차 10~12개를 소진시킨다는 계획이다.
의무적 연차 사용에 반대 입장을 내놨던 노측도 이번 조치의 필요성에 대해선 사측과 협의 후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방안보다 완화된 조치인 데다 2분기 이후 경영 상황이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직원들의 연차까지 소진해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업계의 어두운 경기전망 때문이다. 조선과 자동차 등 국내 주요 전방산업이 부진한 데다 코로나19의 급격한 해외 확산에 따라 수출 급감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포스코의 한 직원은 "형식상 강제적인 조치는 아니지만 부서 차원에서 독려하다보니 다들 참여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라며 "일단 사무직 근무자들에게만 해당하는 조치인데, 전례없는 위기라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인지 아직 큰 반발은 감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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