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방역과 경제 둘 다 가질 수는 없다"며 "당연히 방역과 목숨이 우선이고 경제적 내상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방역이 최우선이고, 방역을 강화할수록 경제는 침체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김 차관은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코로나는 메디칼 위기로 시작했지만 이내 경제활동의 심대한 위축으로 이어졌다"며 "그 여파는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으로 번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염병 확진자와 방역활동, 경기 침체 등 상관관계를 그린 그래프를 제시한 김 차관은 "방역활동이 없거나 느슨하면 꼬깔콘 모양으로 확진자가 무섭게 늘어난다"며 "우리나라처럼 강력한 방역조치가 따르면 확산세가 꺾이며 메디칼 그래프는 평탄해진다"고 풀이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하게 할수록 경제는 셧다운 상태에 빠진다"며 "방역과 경제 둘 다 가질 수 없다"고 했다. "방역과 목숨이 우선이고 경제적 내상을 받아들여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방역과 경제가 일종의 상충관계가 있다는 얘기다.
그는 "어려움이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는 게 더 곤혹스러운 현실"이라며 "실물경제가 먹구름이라면 금융시장은 바람이다. 실물경제 침체라는 먹구름이 형성되면 금융시장엔 바람이 먼저 불면서 이내 격렬한 반응을 보인다"고 우려했다. 주가 폭락, 환율 급등 등 연일 충격이 가해진 국내 금융시장 상황과 관련해선 "전쟁같은 일주일이 지났다"며 "국내외 금융시장에 세찬 비바람이 몰아쳐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나날이었다"고 표현했다.
김 차관은 세계 저명 경제학자들이 연대해서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경제학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펴낸 '신속하게 행동하고 뭐든지 하라'라는 제목의 책을 소개하며 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해 '적게 하는 것보다 과도한 게 낫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 책에 대해 "위기의 속성과 전개 과정, 각국이 취한 정책, 창의적인 정책 대안이 두루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책에 담긴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보좌관이었던 제이슨 퍼먼의 정책 조언을 요약한다"며 ▲적게 하는 것보다는 과도한 게 낫다 ▲있는 프로그램을 최대한 이용하라 ▲필요하면 얼마든지 새 프로그램을 만들어라 ▲중복 지원이나 부작용을 너무 걱정하지 말라 ▲민간의 도움을 최대한 요청하라 등 5가지를 언급했다. 양연호 기자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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