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서두를 필요 없어…취임 전 회담하면 방위비 숙제 받을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조기에 만날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일본 정부 내에서는 신중론이 우세한 상황이라고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오늘(18일) 보도했습니다.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을 매우 중시한다"며 취임 전 이시바 총리와 회동 가능성에 대해 "그들(일본)이 원한다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17일 기자회견에서 환영의 뜻을 나타낸 뒤 "쌍방의 사정이 좋은 시기"에 회담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사히신문은 "조기 회담이 실현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고 전했습니다.
복수의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차분하게 시간을 두고 이야기하는 편이 좋다"거나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신문은 덧붙였습니다.
일본 정부가 이시바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 간 조기 회동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은 배경에는 양국 간에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가 없고 충분한 준비를 한 뒤 만나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사히는 "이시바 총리는 11월 남미 방문 이후 (트럼프 당선인과) 회담을 모색해 왔지만, 트럼프 측이 거절했다"며 "대면으로 만날 때 트럼프 당선인의 태도를 전망하기 어렵고 갑자기 불리한 논의를 해 올 우려도 있다"고 짚었습니다.
요미우리도 "취임 전에 서둘러서 회담한다면 방위비 부담 증가라는 숙제를 받을 수도 있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이어 "취임 전에 만나면 취임 후에 각국이 회담을 요청할 때 우선순위가 밀릴 수도 있다"도 해설했습니다.
일본 언론은 트럼프 당선인이 일본과 별다른 접점이 없는 조지 글래스 전 포르투갈 주재 대사를 지명한 것에 대해서는 '논공행상' 인사라고 평가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글래스 지명자가) 접전이 예상됐던 대선을 자금 면에서 지원해 (트럼프 당선인이) 논공행상한 측면이 크다"며 "동맹국 일본에서 '비즈니스의 기지'를 발휘할 것을 독려하고 거래 외교를 중시할 것이라는 자세를 드러냈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사히는 글래스 지명자에 대해 "과거 주일 미국대사 중에 많았던 지일파와 유력 정치가는 아니다"라며 "일본 입장에서는 미지수인 부분이 많다"고 짚었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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