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1인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24일(현지시간) 오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에 착수한다고 공개 발표했다. 같은 날 대한민국 서울에서는 '닉슨 워터게이트' 사건을 폭로한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으로 정권 출범의 대표 공신으로 꼽히는 데이비드 어반 미국전쟁기념위원회 의장은 트럼프 정부의 행적을 회고하며 연임 가능성을 논의했다. 그야말로 '혼란기 뉴 리더십'이다.
트럼프 저격수와 수호대를 자청한 전문가들은 25일 서울 장충아레나에서 열린 '제20회 세계지식포럼'에서 한 치 양보도 없는 팽팽한 토론을 펼쳤다.
이날 세션의 좌장을 맡은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양극에서 상이한 관점을 갖고 있는 두 연사를 통해 청중들은 보다 균형잡힌 시각으로 트럼프 시대를 바라볼 수 있다"며 "다소 격렬한 논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또한 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며 세션의 문을 열었다.
우드워드 부편집인은 "미국 하원에서 현재 트럼프 대통령에 관한 탄핵을 논의하는 시점에 이 자리는 의미가 있다"며 "현재 트럼프는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는 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와 관련된 항의를 시작으로 일방적으로 무역 동맹을 파기하거나 고위안보회의를 통해 미국의 군사 동맹 비용이 많은 것을 문제삼아 비판하는 태도는 궁극적으로 전 세계 동맹 관계는 물론 미국의 안보까지 위협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어반 의장은 "이번 탄핵 정국 조사는 이미 37개월 동안 하원에서 진행된 사안으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이전과 다를 게 없는 조사"라며 "물론 하원의장이 나서 직접 지시를 발표한 것은 다를 수 있으나 관련된 발의안이 나오고 투표를 진행하는 등 물리적으로나 시간적으로 과정이 길기 때문에 확실한 증거가 나오는지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탄핵 사안을 통해 미국 언론을 시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짜뉴스 생산 등이 아닌 책임있는 언론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오는 2020년 미국 대선이 다가온 가운데 이번 탄핵 절차 개시로 인해 트럼프 재선 가도에도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기본적으로 역사적으로 지난 50년 동안 미국에서 카터와 부시 단 두 명의 대통령만이 실패했을 정도로 재선 확률은 높은데다 미국의 경기 호황까지 더해지며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이 컸으나 이번 사태가 어떻게 작용할 지 이목이 쏠렸다.
다만 우드워드 부편집인과 어반 의장 모두 아직 대선 레이스 초기라는 점을 강조하며 어떤 경쟁 후보자가 나올 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했다.
우드워드 부편집인은 "민주당 대선 유력 후보가 누가 될지 (지금 이 자리에서) 제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다만 미국의 대통령이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떤 적임자를 찾아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가 집중하는 것이 민주당에는 더 큰 이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반 의장 역시 "지금은 너무 초창기로 1992년 대선을 생각하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자 상위 15명 중에 클린턴은 없었으나 결국 클린턴이 된 것처럼 두고 봐야 한다"며 "오바마케어에 대한 민주당과 공화당의 입장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보다 예측하기는 쉬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이날부터 사흘간 까지 장충아레나와 서울 신라호텔 열리는 세계지식포럼은 2000년 출범한 아시아 최대·최고 포럼이다. 매일경제신문은 1997년 외환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선진국과의 지식격차(Knowledge Gap)에 주목하고, 한국을 지식강국으로 만든다는 시대적 사명 속에 세계지식포럼을 탄생시켰다. 올해 세계지식포럼의 주제는 '지식혁명 5.0 : 인류 번영을 위한 통찰력'이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 이세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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