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갑자기 한 달 뒤 회사 나가라?…"항의했더니 욕설에 폭행 시도까지"

【 앵커멘트 】
2~3년 근무를 조건으로 일을 시작했는데, 한 달 만에 해고통보를 받는다면 얼마나 당혹스러울까요.
한 지방의 중견 건설업체가 해고에 항의하자, 욕설을 퍼붓고 실업급여 부정수급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홍주환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A씨는 지난 2월 국내 중견 건설업체 남화토건의 임원 운전기사로 채용됐습니다.

▶ 녹취 : 남화토건 관계자(합격 통보 당시)
- "계약직 끝나고, 그냥 쭉 될 수도 있어요. 기사로는 아니고 엔지니어, 사원으로 해서…. 2~3년은 무조건 가신다고 보고…."

하지만 회사측은 입사 보름이 지난 뒤 근로계약서를 제시했고, 한 달 정도만 일하는 것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 인터뷰 : A씨
- "3월 31일까지만 근무하는 거로 하자. 합격 통보할 때 당시와 근로 기간이 다르다. 거부했습니다. (그다음엔) '서명해라' 강요한 거죠."

A씨가 운전을 담당한 전무이사의 퇴임 때까지만 일하라는 얘기였습니다.

A씨의 항의에 돌아온 것은 욕설이었습니다.

▶ 녹취 : A씨 - B씨(당시 전무이사)
- "마음대로 근로자가 나가라면 나가고, 들어오라면 들어옵니까?"
- "당연하지."
- "채용했다가 '너 나가' 하면 나갑니까?"
- "이게 진짜, 짝!(물건 던지는 소리), 형편없는 XX네 이거."

항의가 계속되자, 사측은 A씨에게 실업급여 부정수급을 제안했습니다.

채용 자체를 없었던 일로 할 테니, 취업 사실을 숨기고 받고 있던 실업급여를 계속 받으라고 했다는 겁니다.

▶ 녹취 : 남화토건 관계자
- "실업급여 받고 있었다니까, (임금은) 경비 처리해주는 방안이 있고. 실업급여 다 받으시면서…."

남화토건 측은 "A씨는 당시 전무이사가 본사 결재 없이 임의로 뽑았고, 여력이 안 돼 해고할 수밖에 없었다"며 "A씨가 무리한 보상을 요구해 실업급여를 언급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손익찬 / 변호사
- "얼마든지 구두로 하더라도 근로계약이 체결됐다고 볼 수 있고. 단지 임원이 해고됐다고 근로계약까지 같이 종료됐다고 보는 건 정당한 이유를 찾기 어려운…."

A씨는 고용노동부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MBN뉴스 홍주환입니다. [thehong@mbn.co.kr]

영상취재 : 현기혁·홍현의 VJ
영상편집 :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