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기운이 완연해지면서 골프 라운딩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비거리 욕심에 과도하게 힘을 주면 무릎·팔꿈치·척추에 무리가 될 수 있다. 의료계에서는 과욕을 부리다가 부상을 당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골퍼들에게 흔히 생기는 무릎 부상은 전방십자인대파열이다. 클럽의 힘에 공에 전달되는 임팩트 때 하체가 고정됐고 상체가 돌아간 상태로 넘어지면서 무릎이 뒤틀려 전방십자인대파열이 발생한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막기 위해서는 가급적 단순한 스윙이 권장된다. 또 양쪽 다리에 균등하게 체중을 분산시키고, 양 발의 간격을 넓혀 무릎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라운딩 전후로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고, 운동량이 적은 쪽의 무릎 근력을 키우는 것도 전방십자인대파열을 막아준다.
전방십자인대는 무릎의 앞뒤에서 X자 모양으로 관절을 지탱해주는 2개의 인대로 무릎 속에서 종아리뼈가 앞으로 밀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부위가 파열되면 관절 속에 출혈이 발생해 부종, 관절 불안정성,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방치하면 젊은 나이에도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리한 골프 스윙은 척추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스윙을 할 때 허리 근육이 어느 정도 긴장해 있기 때문에 비트는 동작을 할 때 부상 위험이 높다. 골프 라운딩 중 발생하는 급성 허리 통증은 대부분 허리 인대나 근육이 늘어난 단순 염좌이지만, 심한 경우 추간판 탈출증(디스크)이 발생할 수도 있다.
윤기성 목동힘찬병원 원장은 "허리가 잠시 삐끗한 경우 휴식을 취하며 냉찜질을 해주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면 1~2주 이내 호전되지만, 그 이상 지속되면 전문의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허리를 숙이거나 앉아있을 때 통증이 나타나거나 묵직한 느낌이 있고 하반신에 힘이 빠지는 듯한 증상이 있으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허리 부상을 피하려면 무리한 동작을 자제하고, 정확한 스윙을 해야 한다. 또 볼을 주울 때는 상체만 기울이지 말고 무릎을 동시에 굽히면 허리가 받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라운딩을 하며 걸을 때도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경기 전후에는 허리 근력운동 및 스트레칭으로 허리를 유연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골퍼들에게 팔꿈치 통증은 흔한 증상이다. 전문가들은 잘못된 자세, 근력 부족 등이 골퍼들이 겪는 팔꿈치 통증의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초보 골퍼들이 공을 찍어 치는 아이언샷을 할 때 어드레스 자세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바닥을 쳐 그 충격이 팔꿈치에 전달되는 실수를 자주 한다. 또 드라이버샷을 할 때 비거리 욕심을 내다 과도하게 힘을 줄 때도 마찬가지 팔꿈치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골프엘보라 불리는 내상과염이 골퍼들이 겪는 대표적 팔꿈치 부상이다. 팔꿈치 안쪽의 튀어나온 뼈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해당 부위를 누르면 아프고 자고 일어났을 때 뻣뻣한 느낌이 있을 수 있다. 주로 팔꿈치 관절과 팔에 무리한 힘을 반복적으로 주었을 때 발병하게 된다.
김형건 인천힘찬병원 원장은 "골프 동작으로 인한 당연한 통증으로 여겨 방치하면 팔꿈치 주변 인대나 힘줄이 약화되면서 파열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골프엘보를 예방하려면 아이언샷을 할 때 몸의 긴장을 풀고 부드럽게 본래의 어드레스 자세를 유지하면서 쳐야 하고, 드라이버샷을 할 때는 팔꿈치를 잘 펴고 스윙을 하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또 연습이나 라운딩 전에는 어깨, 팔꿈치, 손목 주위 근육을 충분히 스트레칭해주고 평소 근력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좋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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