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이렇게 된 김에 가격 올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21일 월드콘 가격 인상 사실을 확인하려는 기자에게 돌아온 롯데제과 관계자의 답변이다. 기사는 '[단독] 롯데제과, 월드콘·설레임 20% 인상…꼼수 인상 논란도'로 송출됐고, 실제 롯데제과는 22일 월드콘과 설레임뿐 아니라 나뚜루까지 가격을 올린다고 공식 발표했다.
기업의 가격 인상 여부는 상황 변화에 따른 자율적 권한이다. 그러나 아이스크림과 과자, 라면 등 대표적인 서민 음식의 경우에는 가격 인상을 결정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롯데제과는 이번 가격 인상에 있어 주변을 살피지 못했다.
취재한 내용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주요 편의점 5개 업체 중 2곳에 월드콘의 가격 인상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시기는 오는 4월부터로 인상 폭은 1500원에서 1800원. 1개 업체는 가격 인상을 구두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시기와 폭 역시 공문과 동일하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 측은 '담당 실무자가 공문을 잘 못 발송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월드콘의 가격 인상 계획은 전혀 없다'고 못박기까지 했다. 그러나 약 두 시간여 뒤 롯데제과는 월드콘과 설레임의 가격을 인상하기로 지금 결정됐다고 통보해왔다.
롯데제과의 해명대로라면 무려 인상률 20%에 달하는 월드콘의 가격 인상이 기자의 취재로 인해 두 시간여 만에 성급히 결정된 셈이다.
롯데제과는 빙과업계 1위 기업이다. 지난해 8월 닐슨데이터 기준 콘 시장 점유율은 43.7%에 달한다. 리딩 기업이 가격을 인상하면 해태제과·빙그레·롯데푸드 등 경쟁사들의 가격 인상 소식도 잇따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소비자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진행하지 않고 성급히 가격을 올린 롯데제과의 이번 방침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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