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자영업자 10명 중 7명은 올해보다 10.9% 인상된 2019년도 최저임금(8350원)을 감내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절반 가량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을 줄이겠다고 밝혀 내년 일자리 환경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자영업자·소상인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경기상황에 대한 의견조사'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응답자의 74.7%가 '감내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감내 가능'하다는 응답은 14.0%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4일 최저임금위원회의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한 직후인 16일부터 17일까지 양일간 실시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 등을 기준으로 전년대비 경영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75.3%가 위기상황이라고 답했으며, '양호'는 2.3%에 불과했다. 상반기 경영이 위기상황이라고 응답한 75.3%의 월매출액 감소폭은 '20% 미만 감소'가 55.8%로 높게 나타났고, 44.2%는 '20% 이상 감소' 했다고 답했다.
경영상황 위기의 주된 원인으로 응답자들은 '내수(판매) 부진'(61.1%)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최저임금 인상 등 직원인건비 부담 가중(57.5%), 경쟁심화(30.1%),재료비 인상(29.2%)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 중소기업연구원이 발표한 '7월 KOSBI 중소기업 동향'에 따르면 6월 중소기업 체감경기는 서비스업의 부진 속에 지난달보다 1.0%포인트 둔화했다. 6월 중소기업 고용도 작년 동월과 비교해 1만3000명 늘었으나 '1∼4인 사업체'를 중심으로 부진했고 자영업자 수는 1만5000명 감소했다.
문제는 중소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인상 등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고용축소를 계획하고 있어 '경기침체-고용악화'라는 악순환에 빠질 것이라는 점이다.
위기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한 대응방안(복수응답)을 묻는 질문에는 '직원축소'(53.1%)가 대안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메뉴개발·비용절감 등 시장친화 노력'(29.2%), '가격인상'(13.3%), '근로시간 단축'과 '사업포기 고려'가 각각 11.5%로 나타났다.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최근 경기상황에 대해 자영업자와 소상인들이 느끼고 있는 위기감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카드수수료 인하, 보완세제대책 등과 함께 임대료 억제를 위한 임대차보호법 개정 등에 정부정책을 집중해야하고 최저임금에 대한 업종별·규모별 구분적용도 제도화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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