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피더스’ 요구르트로 유명한 유가공업계 터줏대감 푸르밀이 ‘항암 세포’를 활성화하는 면역력 강화 요구르트로 시장에 새로운 화두를 던진다.
1996년 4월 선보인 장수상품 비피더스 이후 약 21년여 만에 내놓는 기능성 요구르트 제품군이다.
유가공기업 푸르밀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체내 면역세포 ‘NK세포’를 활성화하는 요구르트 ‘엔원(N-1·가칭)’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체내에 존재하는 NK세포(자연살생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직접 공격해 없애는 기능을 하는 우리 몸 면역체계의 가운데 하나다. 예방주사가 약하게 만든 특정 병원체를 몸에 주입해 경험적으로 면역력을 키우는 구조라면, NK세포 활성화는 불특정 병원체에 대해 기초 면역력을 강화해주는 방식이다.
감기 등 일반 질병은 물론 암세포에도 작용할 수 있는 면역력을 전면에 내세워 국내 시장에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다는 게 푸르밀의 계획이다. 이미 일본에서는 수년 전부터 유행성 독감에 대한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효능이 입소문을 타면서 비슷한 성격의 메이지유업 ‘알원(R-1)’ 요구르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푸르밀은 현재 약 23억원을 투입해 관련 설비를 증강했다. 고려대·연세대 연구진과 NK세포 활성화 효과를 증명하기 위한 막바지 효능 실험도 진행 중이다.
푸르밀 관계자는 “엔원에 김치·비피더스·카제이균을 믹스한 NF-1 유산균을 넣어 NK세포 활성화 효과를 높였다”며 “일반 유산균 보다 더 미세하게 쪼갠 유산균을 통해 체내 흡수율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개당 1500원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전략은 한국야쿠르트의 ‘윌’과 닮아있다. 윌은 위 건강을 저해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억제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건강기능성 발효유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바 있다. 푸르밀은 향후 시장 반응에 따라 건강기능식품 인증까지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사해 내년 독립 경영 10주년을 맞는 푸르밀이 신제품 효과로 실적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2년 3131억여원을 기록한 푸르밀의 매출액은 2015년 2537억여원까지 3년 연속 감소했다. 같은 기간 115억여원이던 영업이익은 96억여원까지 줄었다. 특히 대표상품 비피더스의 매출액이 2013년 474억원에서 올해 380억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푸르밀이 체감하는 위기감은 더욱 크다. 푸르밀 관계자는 “그간 장이나 위 건강을 내건 상품은 많았지만 체내 면역력을 높이는 발상의 제품은 국내에 없었다”며 “시장에 없던 새로운 영역을 공략해 반등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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