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 담을 쌓고 지내는 사람은 중증(重症)치매에 10배나 더 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증 치매 환자수는 술·담배를 거의 하지 않아 사회적 교류가 적은 사람에서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3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건국대병원 신경과 한설희 교수팀이 2009∼13년 서울 광진구에 사는 65세이상 주민 3만5721명중 치매 진단을 받은 1409명의 진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
이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영문 학술지인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근호에 게재됐다.
한 교수팀은 치매 환자 1409명을 증상의 정도에 따라 증상이 가장 심한 중증(severe)치매환자 554명, 가벼운(mild) 치매환자429명, 중간 정도(moderate)의 치매 환자 426명 등 세그룹으로 나눠 조사했다.
한 교수팀은 논문에서 “중증 치매 환자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고령자, 여성, 저학력자, 흡연·과음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 신체 활동이 적은 사람,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이 많았다”고 기술했다. 중증 치매 환자를 성별로 보면 여성(454명, 81.9%)이 남성을 압도했고, 비흡연자(502명, 90.6%)가 과거 또는 현재 흡연자(46명, 8.3%)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의 수(498명, 89.9%)도 과거 또는 현재 과음자(50명, 9.1%) 수의 거의 10배에 달했다. 연구팀은 종류에 상관없이 하루 3잔 이상 술을 마시는 사람을 과음자로 분류했다.
이는 음주·흡연이 중증 치매 예방 효과를 나타냈다기 보다는 여성의 낮은 흡연·음주율 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교수팀은 논문에서 “음주·흡연이 치매에 미치는 역할에 대해선 아직 찬반양론이 있다”며 “금주, 신체적 비활동, 종교 활동 미참여 등 ‘사회적 아웃사이더’라면 (치매 진단 등) 의료 서비스를 제때 받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증 치매 환자 554명 중 신체 활동이 적은 사람의 수는 509명(91.9%)에 달했다. 이는 신체 활동을 게을리 하면 중증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무신론자이거나 매주 1번이상 교회·절을 방문하지 않는 등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의 비율은 67.1%(372명)였다. 논문은 “혼자 사는 노인에 비해 배우자와 함께 살거나 배우자 외의 다른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노인이 중증 치매를 가진 경우가 10배이상 많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많은 나이, 저학력, 낮은 사회적 교류, 적은 신체 활동, 가족과 함께 거주 등이 치매가 초기 상태에서 진단될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한 교수팀은 지적했다.
한설희 교수팀은 “독거노인은 모든 일상을 스스로 꾸려가야 하므로 자신의 인지능력 저하를 더 빨리 감지하게 된다”며 “가족과 함께 지내는 노인은 유교 전통에 따라 자녀들이 대신 가사를 돌봐 줘 치매를 늦게 진단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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