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 두 잔은 마시는 커피. 여러분은 보통 얼마 주고 드시나요?
최근에 소규모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이 늘어나면서 카페 아메리카노 한 잔이 2500원 안팎으로 판매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위 말하는 브랜드 커피는 이 가격을 훨씬 호가하죠.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같은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이라도 커피전문점 브랜드에 따라 가격 차이가 1.6~1.7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타벅스·커피빈·엔제리너스·이디야·할리스·탐앤탐스·카페베네 등 매출 상위 7개 커피전문점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한 결과, 커피 값이 가장 비싼 브랜드는 커피빈, 가장 낮은 곳은 이디야였습니다.
커피빈은 아메리카노 스몰 사이즈가 4500원으로 7개 커피점 중 가격 수준이 제일 높았습니다. 가장 싼 이디야의 레귤러 사이즈가 2800원이었으니 약 1.6배 정도 차이를 보인 셈입니다.
스타벅스·엔제리너스·카페베네·할리스 등 다른 브랜드의 가격도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탐앤탐스만이 8% 정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럼 가격을 바탕으로 해 맛과 메뉴까지 포함한 종합 만족도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5점 만점으로 평가한 조사에서 1위는 스타벅스로 3.78점을, 이어 이디야가 3.72점, 커피빈 3.71점, 할리스커피 3.7점, 카페베네 3.66점, 탐앤탐스 3.63점, 엔제리너스커피 3.58점 순이었습니다.
다만 가격 적정성 항목에서 이디야만이 3.63점을 기록하며 3점을 넘겼고, 나머지 6개 브랜드는 2점대의 낮은 점수를 보였습니다. 그만큼 커피 값이 커피의 맛이나 질에 비해 비싸다는 것을 반영하는 얘기겠죠.
그럼 국내 커피 값을 해외와 비교했을 때는 어땠을까요?
최근 소비자시민모임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Tall) 사이즈는 한국이 4100원인데 반해 중국 4003원, 프랑스 3773원, 일본 3475원, 미국 2821원으로, 조사대상국 13개국 중 우리나라는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역시나 해외와 비교해도 국내 커피 값은 비쌌습니다.
그럼 유난히 국내에서 파는 커피가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요?
커피업계 관계자는 유명 브랜드 커피의 가격이 비싸게 형성된 것에 대해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를 꼽았습니다.
“이름 있는 브랜드일수록 상권이 좋은 곳에 자리 잡을 수밖에 없는데 당연히 임대료도 함께 올라가지 않겠어요. 매장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매장당 3~4명은 고용해야 하고요. 이런 것을 모두 계산하면 지금의 커피 값은 오히려 적정하다고까지 할 수 있습니다. 한 달에 수만 잔을 팔아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가 있어요.”
그럼 우리는 계속 쓴 커피를 비싸게만 주고 마셔야 할까요?
또 다른 업계관계자는 이런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요새 저가의 커피 브랜드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중간 유통과정 등의 간소화를 통해 거품을 뺐기 때문입니다. 대형 커피브랜드는 더 잘 할 수 있는 부분이죠. 오히려 싸게 팔 수 있는 제품은 싸게, 비싸게 팔아야 하는 제품은 제 값을 받는 것이 한 방법이라고 봅니다. 이를테면 요새 몇몇 브랜드에서 시도하고 있는 맞춤형 핸드드립 커피 등의 스페셜티 시장이 좋은 예겠죠. 커피맛을 좀 더 고급화시켜 가격을 차별화하는 것도 소비자와 기업이 상생하는 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루에 두 세잔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잔은 마시는 커피족 여러분. 어떠세요. 우리가 선호하는 브랜드의 커피를 적정한 가격에 마실 수 있는 날이 올까요? 또 여러분이 생각하는 합리적인 커피 값은 얼마인가요?
커피 값 논쟁은 현재진행행입니다.
[디지털뉴스국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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