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가 새해 벽두부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6~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쇼 CES2016에 참가한 후 곧바로 디트로이트 모터쇼(12~25일)무대에 서야하기 때문이다.
IT와 자동차업계의 융복합 시대가 가속화되면서 자동차 업계에서도 세계 최대 가전쇼를 지나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CES2016에서는 세계 내로라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대거 참가해 저마다 첨단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카를 선보이며 자존심 대결을 했다. 특히 유수 IT기업과 함께 개발한 스마트카는 관람객들에게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했고 심지어 작은 모터쇼를 방불케했다.
일부 자동차 업체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앞서 열린 CES에서 ‘최초공개’를 언급하며 신개념 차량을 선보이기도 했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미국 최대 자동차회사인 제너럴 모터스(GM)다. GM은 CES에서 장거리 주행 순수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Bolt) EV’의 양산형 모델을 최초로 공개한데 이어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는 부스에 똑같은 모델을 전시했다.
독일 폭스바겐그룹 소속 아우디 역시 현재 혁신적인 기술들을 대거 적용한 ‘아우디 e-트론 콰트로 컨셉트’를 CES에서 공개했다. 기아차도 첨단 자율주행 기술로 무장한 쏘울EV 자율주행차를 CES 경연장에서 화려하게 데뷔시켰다. 신규 브랜드 ‘드라이브 와이즈(Drive Wise)’를 론칭하고 미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로드맵 제시도 CES에서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 12일(한국시간) 개막한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신선함이 떨어진 측면이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자신들의 비밀 병기를 CES에서 공개해 버렸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모터쇼에서는 고급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가 주인공이 됐다.
불참업체들도 많았다.미국의 테슬라나 독일 BMW 계열의 미니(MINI), 재규어 랜드로버 등은 신차가 없다거나 다른 행사 준비에 집중하겠다는 이유를 들면서 올해 모터쇼를 건너뛰었다.
월드 프리미어도 예년보다 적은 편이었다. 올해 40여개 업체가 공개한 신차는 한곳당 평균 1개 꼴인 45개에 불과했다.
일각에서는 점차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세계 4대 모터쇼’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CES 부속 전시회로 위상이 추락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업체들이 차세대 자동차인 ‘스마트카’개발에 관심을 쏟고 있는 만큼 전통적인 모터쇼보다는 CES에 공들여야 하는 분위기가 무르 익고 있다”며 “이러한 전자와 자동차 업계의 ‘합종연횡’은 갈수록 가속화 되는 상황이라 모터쇼도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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