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경영권을 놓고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상대로 반격에 나선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최근 한국어 공부에 매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과 함께 일하는 정혜원 SDJ코퍼레이션 상무는 16일 한 매체에 신 전 부회장이 “우리나라 말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며 “특히 발음이 (상대를 위한) 기본인 만큼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학습 중이다”라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틈날 때마다 한국어 콘텐츠를 정해놓고 발음 등을 위주로 공부하고 있다. 과거 홍콩에서 중국인에게 한글을 가르친 경험이 있는 정혜원 상무가 신 전 부회장의 한국어 공부를 돕고 있다고 한다.
정 상무는 신 전 부회장이 “장남의 특징인지 언어를 배울 때 조심스럽고 신중한 편”이라고 전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에서 태어나고 그곳에서 자라나 한국어에 서툰 편이다. 경영활동 무대가 한국이었던 신동빈 회장과 달리 일본 롯데를 도맡아왔기에 한국어를 본격적으로 공부할 동기가 부족한 편이었다.
그러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7월 경영권 분쟁 초기 국면에서 국내 방송과 일본어로 인터뷰를 진행해 ‘한국인이 한국어도 못한다’는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그는 이런 비판을 인식한 듯 이달 8일 기자회견 당시 짧은 한국어 인사말을 제외한 모든 발언을 부인 조은주 여사와 자신의 자문단을 통해 대신 하기도 했다. 일본어를 사용하는 모습을 언론에 노출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신 전 부회장이 한국어 공부에 나선 것은 롯데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한국어 실력 부족으로 초래되는 부정적인 여론을 최소화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일본에서 광윤사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마치고 전날 귀국한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오전 자신을 돕는 민유성 전 산은지주 회장, 정혜원 상무 등과 만나 앞으로의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일본 현지 소송 준비상황을 공유하고 미디어 모니터링 내용을 보고받았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법원에 ‘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권 및 회장직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을, 한국 법원에는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 이사 해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 등을 제기한 상태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