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밤에는 빛을 차단하고, 낮에는 투명해 지는 '똑똑한 창문'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고두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광전융합시스템연구단 선임연구원 연구진은 전원을 연결하지 않아도 태양빛에 반응해 스스로 투과율을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창문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진은 나선형 모양의 액정 물질에 벤젠이 포함된 물질을 섞어 새로운 형태의 액정을 만들었다. 벤젠이 포함된 액정은 마치 DNA 구조처럼 나선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선형 구조의 액정 물질은 빛을 만나면 꼬인 형태가 풀리면서 빛을 안으로 들여보낼 수 있다. 반대로 빛이 없으면 매듭과 같은 형태가 많이 생기면서 외부의 빛이 들어오는 것을 차단한다.
연구진은 이렇게 만든 액정을 창호형의 태양전지와 결합, 빛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기술도 접목시켰다. 고 선임연구원은 "현재 판매되고 있는 스마트 창문 기술은 태양빛을 개방하거나 차폐하는 기능은 있지만 장치를 작동하기 위한 추가 전원이 필요하거나 사용자가 직접 동작시켜야 한다"며 "이번에 개발한 스마트 창문은 태양전지를 넣어 추가적인 외부 전원이나 사용자 조작 없이 자외선에 반응해 스스로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외부 전원이 필요없는 스마트 창문의 상용화를 위해 투명도를 높이는 등의 응용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실험실에서 만든 스마트 창문은 크기가 작지만 대면적으로 만드는 것도 현재 기술로 가능하다. 고 선임연구원은 "스마트 창문을 활용하면 전기에너지 부족 문제도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빌딩이나 자동차 차량 등에 쓰일 경우 추가전력 생산도 가능해 효율성 좋은 창문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스' 10월호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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