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를 사고파는 딜러는 신차 시장에서 인기 있는 차종이나 비인기 차종이더라도 튀지 않고 무난한 차를 좋아한다. 신차 시장에서 잘 팔리는 차는 공급도 원활하고 찾는 소비자도 많기 때문이다. 또 개성에 맞춰 판매하기 힘든 중고차의 특성 상 무난해야 잘 판매되기 때문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이 아무리 좋다고 평가하더라도 거래가 되지 않는다면 공염불이다. 개성 넘치는 튜닝차가 중고차시장에서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중고차 딜러가 뽑은 올해 최고의 중고차종은 무엇일까. 중고차 포털사이트인 오토인사이드(www.autoinside.co.kr)는 지난 19~26일 딜러 100명을 대상으로 ‘딜러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중고차는?’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1위는 현대 아반떼가 차지했다. 2위는 기아 K5, 3위는 현대 그랜저로 나왔다. 수입차 중에서는 BMW 520d가 베스트 5에 들어갔다.
아반떼로 답한 딜러는 28명에 달했다. 응답률은 27.8%. 2위 K5 응답률 9.7%와 비교하면 압도적이다. 아반떼 중 아반떼MD와 아반떼HD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78.6%, 17.9%로 나왔다.
아반떼를 선정한 딜러들은 동종 차종 중 가격 대비 성능, 디자인, 애프터서비스 모든 면에서 우수한데다 감가율이 가장 낮아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은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또 남녀노소 누구나 무난하게 부담없이 탈 수 있는 스테디셀러라는 점도 한몫했다. 딜러 입장에서는 이윤은 높지 않지만 사두기만 하면 이리저리 팔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되는 ‘효자 상품’이라는 얘기다.
딜러들은 점점 젊어지는 중형차 구매 연령층에게는 K5가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동종 차종 중 가장 세련된 디자인으로 30대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고, 동종 차종 중 가격은 높은 편이지만 눈에 띄는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이 가장 찾는 모델이라는 점도 선택 이유로 꼽았다.
그랜저는 응답률 8.7%로 3위를 기록했다. 그랜저는 구입 부담이 줄어든 게 선정 이유로 뽑혔다. 더 럭셔리 그랜저는 2010년식 기준으로 50% 정도 감가된 상태다. 3년 만에 반값 수준이 된 셈이어서 K5나 쏘나타 등 중형차를 사러 온 소비자들이 좀 더 비용을 들여 사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딜러 입장에서는 매물 구입 부담이 적고, 중형차를 팔 때보다 좀 더 이윤을 남길 수 있다.
4위는 SUV인 현대 싼타페로 응답률은 6.8%다. SUV는 아빠 어디가 열풍, 출퇴근 및 레저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목적성 등으로 사계절 내내 인기있다. 싼타페는 SUV 중 디자인, 성능 등에서 튀지 않고 무난해서 딜러들이 선호한다.
5위는 기아 모하비다. 모하비도 그랜저처럼 최근 들어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2010년식 기준으로 신차 값 대비 30%대 후반까지 감가돼 구입 부담이 줄었다. 2000만원대 후반이면 구입할 수 있다.
BMW 520d도 5위를 기록했다. 인기 브랜드인 BMW를 대표하는 차인데다 디젤차여서 기름값도 아낄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520d를 찾는 소비자들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많아져 없어서 못 팔정도로 인기가 높다는 딜러도 있었다.
[매경닷컴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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