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뱀의 해 여행 트렌드
크로아티아 대신 ‘알바니아’, 카프리 대신 ‘이스키아’ 선택
인기 도시 우회하고, 혼행 여전히 인기
‘핀란드 셋방살이’ 느낌 소프트 트래블 각광
크로아티아 대신 ‘알바니아’, 카프리 대신 ‘이스키아’ 선택
인기 도시 우회하고, 혼행 여전히 인기
‘핀란드 셋방살이’ 느낌 소프트 트래블 각광
한 공간에 머물며 단순함과 편안함을 누리고, 자신의 정신 건강에 집중하는 여행. 이걸 전문가들은 소프트 트래블이라 칭한다. 불황의 엄습 속에서도 여행 산업만큼은 호황을 누리는 듯 해 보인다. 소비자들은 조금 덜 입고, 덜 먹더라도 더 떠나려고들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여행의 방식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2025년에는 어떤 것이 여행 산업의 트렌드로 자리하게 될까?
2025 글로벌 여행 트렌드
① 여행에 지갑 여는 베이비 붐 세대
② 직항 신설하고 가격 내리는 항공사들
③ 솔로 여행의 대중화
④ 좀 덜 유명한 곳으로 우회하기
⑤ 럭셔리한 몰입형 여행지들
① 여행에 지갑 여는 베이비 붐 세대
② 직항 신설하고 가격 내리는 항공사들
③ 솔로 여행의 대중화
④ 좀 덜 유명한 곳으로 우회하기
⑤ 럭셔리한 몰입형 여행지들
어떤 여행 프로그램에서 베트남 달랏을 다녀온 게 인기를 얻으면 금세 그곳 여행 상품이 기획되고 판매된다. 또 어떤 연예인이나 셀럽이 이탈리아 북부의 어느 곳을 다녀오면 그곳으로 날아가는 패키지 여행이 어느 순간 나타나 완판된다. 여행이라는 건 항공(또는 교통편)과 호텔 산업이 연계되어 펼쳐지는 일종의 선택지가 넓은 제품에 가까우므로, 분명 트렌드라는 게 있다.
항공료 절감…여행에 집중하는 베이비 붐 세대
해외 미디어들에 따르면 내년 해외의 여행 트렌드는 대략 다섯 가지 키워드로 압축되는 것 같다. 첫 번째는 ① 베이비 붐 세대의 지갑 열기다. 현재 50~60대 정도의 연령층인 이들이 큰 범주의 고객 그룹이라는 이야기다. 이들은 부모 세대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이들이 축적한 재산은 자녀들에게 상속되는 게 맞았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베이비붐 세대 소비자들은 지금의 시장에서 가장 손이 큰 고객이다. 여행 산업에서도 마찬가지다.2024년 여름께 2만 7,000명 이상의 여행객을 대상으로 실시된 해외의 어느 온라인 설문 조사에서는, 베이비붐 세대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2025년에는 자녀에게 상속 재산을 남기는 것보다 평생 기억에 남을 여행에 돈을 쓰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아마 많은 여행사들과 리조트들이 베이비붐 세대 고객 덕에 좋은 실적을 올릴 수 있는 2025년이 되지 않을까라는 전망이다.
해외의 여행 트렌드 예측 두 번째는 ②항공기 좌석 수의 급증에 따른 항공료 절감이다. 이상하게 국내에서 해외로 가는 항공료 가격은 자꾸 오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재 미국 뉴욕과 같은 도시에서 파리, 런던, 암스테르담 등으로 가는 항공편의 비용은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항공사들이 더 많은 좌석을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더 많은 항공편을 증설하며, 팬데믹으로 인해 운영하지 않던 노선을 다시 재개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이용 가능 노선이 많아지고, 비행편 자체가 많아졌기에 가격이 낮아지고 있다고. 더욱이 여행객 수가 많아지면서 직항 노선도 더 신설된다고 덧붙인다.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은 뉴욕에서 모로코 마라케시로 가는 직항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원래 뉴욕에서 그곳에 가기 위해서는 파리, 마드리드, 카사블랑카 등으로 경유해야 했다. 델타 항공도 뉴욕에서 이탈리이 시칠리아 섬까지의 직항을 만들었다. 국내 항공사들 역시 일본의 오키나와에 속한 섬 중 하나인 미야코지마 섬으로의 직항을 한정 시즌에 한해 운영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직항 노선 신설이 많아지는 것이 여행 자체에 흥미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한다.
솔로 여행과 우회 여행의 대두
트렌드 중 세 번째는 ③‘솔로 여행’의 대중화다. 몇 개월 전 항공권 여행 플랫폼 ‘스카이스캐너’가 낸 보고서의 한 항목이 흥미로웠다. 그에 따르면 “지난 여름 설문 조사에 참여한 2,000명의 미국인 응답자 중 62%가 2025년에는 솔로 여행을 연 2~5회 정도 할 계획이다”라고 답했다. 앞으로는 이 이 솔로 여행이 꽤나 중요한 산업으로 대두될 것이라고 전해진다.
소규모 그룹 상품을 기획할 때도 ‘독립성과 커뮤니티 간의 건강한 균형’이 중요해진 것도 이 때문. 솔로 여행은 크루즈 여행 산업에서도 꽤 관심을 가지는 분야로 알려졌다. 크루즈 여행 관계자는 “약 10년 전에는 솔로 여행객을 위한 전용 객실을 보유한 선박이 단 한 척뿐이었지만 오늘날에는 75척이 넘는 선박이 있으며, 솔로 여행자 전용 객실이 있는 선박이 현재 더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네 번째 트렌드는 원래 유명한 곳과 근접한 ④조금 덜 유명한 곳으로의 여행이다. 크로아티아는 발칸반도 여행의 대표적 여행지다. 해외 관광객들 역시 마찬가지다. 한적했던 크로아티아가 7~8년 전부터 대세 여행지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그곳은 붐비고 비싼 관광지가 되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2025년에는 ‘알바니아 여행이 트렌드로 대두될 것’이라고들 한다. 관계자들은 “알바니아는 과거의 크로아티아와 비슷하다. 덜 개발되어 있고, 공항도 하나뿐이다. 하지만 그곳은 더 저렴하고 아름다운 해변을 가지고 있으며, 친절한 사람들로 가득하다”고 말한다.
럭셔리 휴양지로 잘 알려진 카프리 섬에 대한 일종의 대안으로 이스키아라는 섬이 떠오르고 있다. 카프리보다 더 큰 이스키아 섬은 카프리에서 배로 45분 거리에 있고, 해변도 카프리보다 더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현지인들의 휴양지인 셈이다. 아마도 국내에서도 이곳으로 향하는 여행 상품이 분명 생길 것이라고 추측된다.
“앞으로는 이 이 솔로 여행이 꽤나 중요한 산업으로 대두될 것이라고 전해진다. 소규모 그룹 상품을 기획할 때도 ‘독립성과 커뮤니티 간의 건강한 균형’이 중요해진 것도 이 때문. 솔로 여행은 크루즈 여행 산업에서도 꽤 관심을 가지는 분야로 알려졌다.”
미식 크루즈, 럭셔리한 사파리 캠프 인기
2025년 여행 트렌드의 마지막은 ⑤새롭고 주목할 만한 여행 상품들의 등장이다. 단 한 번의 첫 여행이라면 고전적 상품을 선택해도 된다. 하지만 자주 여행하는 이라면 매번 가는 곳이어도 그곳에서도 또 다른 새로움을 찾기 마련이다. 여행 트렌드의 다섯 번째는 바로 이러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기대에 부응하는 상품의 개발이다. 그중에서도 2025년에는 식도락을 주로 하는 크루즈 여행상품들이 유행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크루즈 여행에 지명도 높은 셰프가 참여하고, 그의 스페셜 메뉴를 선보이는 그런 방식이다.
굉장히 럭셔리한 사파리 캠프도 이런 새로운 상품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기존에도 아프리카의 사파리를 경험하는 멋진 상품들이 존재했지만, 이보다 더 럭셔리하고, 조금 더 그 자체에 몰입할 수 있는 상품들이 소비자를 유혹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인 듯하다.
간략하게 다섯 개 정도로 내년 여행 트렌드를 살펴 보았다. 정리해 보면, 의외로 트렌드의 전개가 단순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주기보다는 그 자본으로 스스로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는 것. 그렇게 수요가 늘어나니 공급도 늘고 비행기 티켓 가격도 떨어질 거라는 점. 꼭 연인, 친구, 가족이 함께 가는 여행보다 더 간편하게 혼자 가는 여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성비를 고려해 비싼 곳보다는 환경이 더 좋으면서 더 저렴한 근방의 장소들이 여행 상품으로 개발되고, 똑같은 여행보다는 좀 더 다채롭고 새로운 콘셉트의 상품이 사랑받을 거라는 예측이다.
좀 더 단순하고, 편안하게… ‘소프트 트래블’의 대두
여기에 덧붙여 최근 ‘소프트 트래블’이라는 개념도 대두되고 있다. 앞서 말했지만, 한국의 여행 상품은 여전히 유명하고 혼잡한 곳으로 일정을 짜는 패키지 프로그램이 우세다. 소프트 트래블은 이와 정반대에 있다고 보면 된다. 한 공간에 머물며 단순함과 편안함을 누리고, 자신의 정신 건강에 집중하는 여행. 이걸 전문가들은 소프트 트래블이라 칭한다. 기존의 패키지 여행이 좀 더 싸게, 좀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한 요소들로 일정을 채웠던 것에 반해, 소프트 트래블은 조금 더 비용이 높더라도 심플함을 주요 목표로 하는 여행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제훈, 이동휘, 차은우 등의 배우들이 핀란드의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체류하는 ‘핀란드 셋방살이’ 역시 소프트 트래블과 연결해볼 수 있다. 한적한 해외 시골 마을에 안착해, 자신의 일정을 한 장소에서만 오롯이 보내는 것 또한 새로운 콘셉트가 된 것이다.
세상에는 참 많은 여행 방식이 있다. 하나가 우세하다고 해서 그것만이 여행의 정답은 아니다. 누군가는 그 유행을 따를 수 있고 누군가는 자신만의 여행 스타일로 떠날 수 있다. 여기에서 짚어 본 내년 해외의 여행 트렌드도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일종의 가이드적 견해라는 것을 염두에 두자.
[글 이주영(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62호(25.1.7) 기사입니다]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