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남녀의 밤잠을 설치게 한 '파리의 연인' 김정은이 돌아왔다.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이 아닌 '미스터리 부부 잔혹극'의 주인공으로. 그가 주연한 MBN '나의 위험한 아내'가 지난 5일 첫 방송됐다.
시작부터 휘몰아쳤다. 평범한 가정을 꿈꾸던 아내 심재경(김정은)이 납치되고, 남편 김윤철(최원영)은 범인으로 몰렸다. '아내 바보'로 알려졌던 그는 사실 아내를 바보로 만드는 거짓말쟁이 남편이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운영 레스토랑에서 직원 진선미(최유화)와 불륜 관계를 맺고, 내연녀와 아내 살해 모의까지 했다. 'N31'이라고 쓰인 의문의 쪽지, 핏자국, 신발 자국은 그가 기만해온 아내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해주고 있을까.
위험한 아내로 돌아온 로코퀸 김정은이 `나의 위험한 아내` 제작발표회에서 사진 촬영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 MBN]
방송에 앞서 진행된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김정은은 "다 버리고 한국으로 오게 한 대본"이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3년 전 조연한 드라마 이후 한동안 홍콩과 서울을 오가며 평범한 삶을 즐기던 그다. 김정은은 "서울에 있지 않다 보니 드라마를 하려는 공격적인 마음이 안 들었는데 (이 드라마 대본은) 단숨에 읽혔다"며 당시 들떴던 마음을 돌이켰다.김정은이 컴백을 결심한 또다른 이유는 화려한 제작진에 있다. 연출자 이형민 PD는 손대는 작품마다 명품 드라마 반열에 올린 스타 감독이다.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비롯해 '상두야 학교 가자', '힘쎈여자 도봉순'까지 개성 강한 작품으로 안방 극장 관객 마음을 휘저어왔다. 작가 황다은은 '부암동 복수자들'로 쾌감 넘치는 응징을 그려본 노하우를 이번 작품에도 유감없이 선보였다고 한다. 일본 원작 역시 간사이TV 방송 당시 호평 받았다.
아내와의 결혼생활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배우자 살해를 모의하는 위험한 남편을 연기한 최원영이 드라마 `나의 위험한 아내` 제작발표회에서 화이팅 포즈를 취해 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 = MBN]
이 PD는 "반전이 많은 이야기면서 스릴러, 코믹, 멜로, 휴먼도 있는 복합장르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김정은이 맡은 심재경 캐릭터에 대해서는 "한국 드라마에 없던 독하고 그로테스크하면서 '걸크러시'가 있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남편 역 최원영은 전작 '쌍갑포차'에선 500년 동안 순수한 사랑을 하는 남성을 연기해 주목 받았다. 차기작에서 불순한 애정 행각을 이어가는 배우자로 분하게 된 배경을 그는 "지리멸렬한 남자를 연기하는 건 어떨까 호기심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심재경 살인을 공모한 진선미 역의 최유화, 강력반 경위 서지태 역할을 맡은 이준혁, 전당포 주인으로 출연하는 안내상까지 연기력을 검증 받은 배우가 극을 꽉 채운다.
`나의 위험한 아내` 포스터.[사진 제공 = MBN]
'나의 위험한 아내'는 이 시대의 부부가 공감할 드라마를 표방한다.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이제 부부라는 타이틀을 그저 지켜나가고만 있는 시청자들이 배우자 마음을 한 번 살피게 할 연속극이란 것이다. 전 회차를 19세 이상 시청가로 편성해 진짜 어른의 세계를 그려내려 했다. 김정은은 이 드라마의 강점에 대해 "결혼한 주부의 입장에서 상상만 하던 것을 이뤄주는 판타지가 있어 스트레스도 풀리고, 대리만족을 할 수 있다"며 "나도 촬영하러 다녀오면 몸은 피곤한데 현장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간다"고 했다. 웰메이드 스릴러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영상미도 매력으로 꼽힌다.출연진은 시청률 19~20%를 꿈꾸고 있다. MBN 역대 최고 인기 프로그램 '보이스트롯'을 넘어서는 성적을 내고 싶다고 한다. 매주 월화 오후 11시 방송되며,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에서도 볼 수 있다.
지난 5일 온라인에서 열린 `나의 위험한 아내` 제작발표회에서 최유화(왼쪽부터), 최원영, 김정은 등 극 중 숨 막히는 삼각관계를 보여주는 배우들이 사진 촬영 포즈를 취해 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 = MBN]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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