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한예진 신임 국립오페라단장(44)의 기자회견장은 소란스러웠다. 밖에서는 그의 취임을 반대하는 한국오페라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사퇴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신임 단장의 자격 논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도 쏟아졌다. 그러나 한 단장은 "그만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 대신 "한국 오페라를 세계적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운영 방향을 밝혔다. 또 학연과 지연 등 인맥을 배제한 탕평적 캐스팅을 통해 실력파 성악가들을 골고루 무대에 세우겠다고 했다.
오페라단 수장을 맡기에 경력이 일천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섭섭하기도 하고 억울한 점이 많다”며"지금 나는 갓 태어난 아이다. 속도를 빨리 내서 커나야겠다. 지켜봐주지 않고 평가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답했다.
그는 젊은 감각과 열정, 새로운 시각으로 오페라단을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부족한 경험은 전임 국립오페라단장들과 원로 성악가들의 조언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충남대 성악과를 거쳐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국립음악원을 졸업한 그는"오페라를 제작해본 적은 없지만 제작해보려고 한 적 은 있다. 경력은 안되지만 작은 극장 연출도 했다”며 "(나를 반대하는) 사람들과 소통이 중요하다. 전임 단장님들과 원로 성악가들을 긴밀하게 만나 많은 자문과 도움을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10대 오페라극장을 벤치마킹해 국립오페라단 수준을 높히겠다고 밝혔다.
"100m 달리기 기록 10초대에서 9초대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연구가 필요해요. 국립오페라단은 전용극장과 합창단, 무용단이 없지만 관련 국립단체들이 긴밀히 협조해줄 것으로 알아요. 하우스(극장)를 당장 지을 수 없다면 공연 횟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해요.”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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