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드려야겠어요"라는 멘트가 등장한 모 보일러회사의 광고가 인기를 끌었다. 연로하신 부모님에게 해드리고 싶은 것이 어디 보일러뿐이랴. 올해 설날 명절에도 다양한 종류의 건강보조제를 한아름 싸들고 고향으로 향한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는 자녀에게 올해는 건강보조제보다 치매·간병보험을 선물로 권하고 싶다. 지난해부터 보험 업계에서 관련 상품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 업계에서 치매보험이 관심을 끄는 것은 급격한 치매인구의 증가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치매센터가 발표한 '2016년 전국 치매역학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65세 이상 치매환자는 약 74만9000명에 달한다. 65세 이상 인구에서는 10명 중 1명이 치매환자로 분류된다. 현재 속도 대로라면 2030년에는 치매환자가 136만명, 2050년에는 302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 보험사뿐 아니라 중소형 보험사까지 앞다퉈 치매·간병보험을 출시한 것은 이런 이유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넓어졌지만 실제 가입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치매 정도에 따라 보장 범위가 다르고 보험료도 웬만한 상품은 월 8만~9만원으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입연령과 보장연령 제한이 까다롭게 돼 있기 때문에 가입 시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치매는 증상 정도에 따라 '중증 치매'와 '경증 치매'로 나뉜다. 치매 관련 전문의가 실시하는 CDR 척도에 따라 치매를 측정하는데 0~5점 사이에서 점수가 높을수록 정도가 심하다. 중증치매는 CDR 척도 3~5점, 경증 치매는 1~2점에 해당된다. 중증 치매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 생활이 어렵고 온종일 누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경증 치매는 일상적인 생활이 어느 정도는 가능한 수준을 말한다.
중앙치매센터의 위 보고서에 따르면 중증 치매환자 비율은 2.1%에 달할 정도로 극히 낮다. 즉, 중증 치매만 보장하는 상품에 가입한 경우에는 실제로 치매가 발생하더라도 보장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보험상품 내용을 꼼꼼히 살펴서 경층 치매도 폭넓게 보장하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는 젊었을 때보다는 65세 이상 노년기에 주로 발생한다. 나이가 들수록 발생할 위험이 커지는 질병이고 특히 80세 이후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중앙치매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치매환자 가운데 80세 이상이 절반을 넘는 60%를 차지한다. 따라서 치매를 보장받기 위해 보험에 가입한다면 80세 이후도 보장하는 상품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보장기간이 80세 이하인 경우라면 정작 80세가 넘어서 치매에 걸리면 아무런 혜택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되는 상품은 100세를 넘어 110세까지 보장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치매·간병보험 가입 시에는 '지정대리청구인제도'라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치매상품은 치매로 진단받은 본인이 스스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보험을 가입하고도 보험금 신청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마련한 것이 지정대리청구인이다. 이는 보험 계약자와 피보험사, 보험 수익자가 모두 동일한 경우에 치매 등으로 보험금을 직접 청구할 수 없는 사정에 대비해 가족 등이 보험금을 대신 청구할 수 있도록 미리 대리청구인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리청구인 범위는 보험 수익자의 배우자와 3촌 이내 친족이다.
또 치매보험은 노년기의 치매 보장을 위한 보장성 보험이다. 만약 가입 목적이 목돈 마련 또는 노후 연금 대비라면 적합하지 않다. 특히 중도 해약하면 환급받는 금액이 납입한 보험료보다 매우 적을 수 있기 때문에 중도 해약에는 반드시 신중해야 한다.
생보 '빅3'로 통하는 삼성생명은 지난달 장기요양 상태와 치매를 보장하는 '삼성생명 종합간병보험 행복한 동행'을 선보였다. 치매보험은 치매로 진단받았을 때 1회에 한해 보험금을 지급하고 이후 간병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간병비를 지원해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삼성생명은 치매 외에도 뇌졸중이나 관절염 등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장기요양 상태에 대한 간병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또 특약을 통해 장기요양 상태 3~4등급과 경증·중등도 치매까지 보장받을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혔다. 50세 남성이 95세 만기를 기준으로 20년 납입하면 주보험 가입금액 1000만원 기준으로 월 보험료는 9만400원이다. 30세부터 최대 70세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장기요양 상태는 90일 이후, 치매는 1년 이후부터 보장받을 수 있다.
한화생명도 지난달 초 '간병비 걱정 없는 치매보험'을 출시했다.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 비갱신형으로 최대 95세까지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경도 치매 진단 시에 400만원, 중등도 치매에는 600만원을 보장한다. 중증 치매는 진단자금으로 2000만원을 지급하고 매월 간병자금도 100만원씩 종신토록 준다. 치매와 관련된 질병이 없는 사람이라면 별도의 심사 없이 3개 항목에 대한 간단한 고지만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DB손해보험도 가입 시 고지항목을 치매와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 대상 여부, 암 등으로 최소화해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유병자와 고령자도 가입할 수 있는 간편고지 간병보험인 '착하고 간편한 간병 치매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에 가입 후 상해·질병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 1~4등급 수급 대상자가 되면 등급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한다. 치매도 증상에 따라 경증·중등증·중증으로 구분해 정도가 심할수록 보험금을 더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치매 보장 범위도 전체 치매,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파킨슨병까지 다양하게 구성했다.
신한생명의 '신한 간병비 받는 건강보험'은 단계별 치매 보장과 대상포진, 통풍 등 통증질환까지 한번에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주계약 1000만원 기준으로 치매 보장 개시일 이후 경도 치매 진단 시 200만원, 중등도는 500만원을 보장한다. 중증 치매로 진단 확정 시에는 2000만원을 보장하고 매월 30만원씩 5년간 간병비를 확정 지급한다.
KB손해보험의 'The 간편한 치매 간병보험'은 가입 연령이 25세로 낮은 것이 특징이다. 보험기간은 90세·95세·100세 만기 중에서 원하는 기간을 선택할 수 있고 표준형 외에 납입기간 중 해지환급금이 지급되지 않은 대신 보험료가 20~30% 저렴한 무해지형도 있다.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험 업계에서 치매보험이 관심을 끄는 것은 급격한 치매인구의 증가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치매센터가 발표한 '2016년 전국 치매역학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65세 이상 치매환자는 약 74만9000명에 달한다. 65세 이상 인구에서는 10명 중 1명이 치매환자로 분류된다. 현재 속도 대로라면 2030년에는 치매환자가 136만명, 2050년에는 302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 보험사뿐 아니라 중소형 보험사까지 앞다퉈 치매·간병보험을 출시한 것은 이런 이유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넓어졌지만 실제 가입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치매 정도에 따라 보장 범위가 다르고 보험료도 웬만한 상품은 월 8만~9만원으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입연령과 보장연령 제한이 까다롭게 돼 있기 때문에 가입 시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치매는 증상 정도에 따라 '중증 치매'와 '경증 치매'로 나뉜다. 치매 관련 전문의가 실시하는 CDR 척도에 따라 치매를 측정하는데 0~5점 사이에서 점수가 높을수록 정도가 심하다. 중증치매는 CDR 척도 3~5점, 경증 치매는 1~2점에 해당된다. 중증 치매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 생활이 어렵고 온종일 누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경증 치매는 일상적인 생활이 어느 정도는 가능한 수준을 말한다.
중앙치매센터의 위 보고서에 따르면 중증 치매환자 비율은 2.1%에 달할 정도로 극히 낮다. 즉, 중증 치매만 보장하는 상품에 가입한 경우에는 실제로 치매가 발생하더라도 보장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보험상품 내용을 꼼꼼히 살펴서 경층 치매도 폭넓게 보장하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는 젊었을 때보다는 65세 이상 노년기에 주로 발생한다. 나이가 들수록 발생할 위험이 커지는 질병이고 특히 80세 이후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중앙치매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치매환자 가운데 80세 이상이 절반을 넘는 60%를 차지한다. 따라서 치매를 보장받기 위해 보험에 가입한다면 80세 이후도 보장하는 상품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보장기간이 80세 이하인 경우라면 정작 80세가 넘어서 치매에 걸리면 아무런 혜택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되는 상품은 100세를 넘어 110세까지 보장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치매·간병보험 가입 시에는 '지정대리청구인제도'라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치매상품은 치매로 진단받은 본인이 스스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보험을 가입하고도 보험금 신청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마련한 것이 지정대리청구인이다. 이는 보험 계약자와 피보험사, 보험 수익자가 모두 동일한 경우에 치매 등으로 보험금을 직접 청구할 수 없는 사정에 대비해 가족 등이 보험금을 대신 청구할 수 있도록 미리 대리청구인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리청구인 범위는 보험 수익자의 배우자와 3촌 이내 친족이다.
또 치매보험은 노년기의 치매 보장을 위한 보장성 보험이다. 만약 가입 목적이 목돈 마련 또는 노후 연금 대비라면 적합하지 않다. 특히 중도 해약하면 환급받는 금액이 납입한 보험료보다 매우 적을 수 있기 때문에 중도 해약에는 반드시 신중해야 한다.
생보 '빅3'로 통하는 삼성생명은 지난달 장기요양 상태와 치매를 보장하는 '삼성생명 종합간병보험 행복한 동행'을 선보였다. 치매보험은 치매로 진단받았을 때 1회에 한해 보험금을 지급하고 이후 간병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간병비를 지원해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삼성생명은 치매 외에도 뇌졸중이나 관절염 등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장기요양 상태에 대한 간병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또 특약을 통해 장기요양 상태 3~4등급과 경증·중등도 치매까지 보장받을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혔다. 50세 남성이 95세 만기를 기준으로 20년 납입하면 주보험 가입금액 1000만원 기준으로 월 보험료는 9만400원이다. 30세부터 최대 70세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장기요양 상태는 90일 이후, 치매는 1년 이후부터 보장받을 수 있다.
한화생명도 지난달 초 '간병비 걱정 없는 치매보험'을 출시했다.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 비갱신형으로 최대 95세까지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경도 치매 진단 시에 400만원, 중등도 치매에는 600만원을 보장한다. 중증 치매는 진단자금으로 2000만원을 지급하고 매월 간병자금도 100만원씩 종신토록 준다. 치매와 관련된 질병이 없는 사람이라면 별도의 심사 없이 3개 항목에 대한 간단한 고지만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DB손해보험도 가입 시 고지항목을 치매와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 대상 여부, 암 등으로 최소화해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유병자와 고령자도 가입할 수 있는 간편고지 간병보험인 '착하고 간편한 간병 치매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에 가입 후 상해·질병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 1~4등급 수급 대상자가 되면 등급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한다. 치매도 증상에 따라 경증·중등증·중증으로 구분해 정도가 심할수록 보험금을 더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치매 보장 범위도 전체 치매,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파킨슨병까지 다양하게 구성했다.
신한생명의 '신한 간병비 받는 건강보험'은 단계별 치매 보장과 대상포진, 통풍 등 통증질환까지 한번에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주계약 1000만원 기준으로 치매 보장 개시일 이후 경도 치매 진단 시 200만원, 중등도는 500만원을 보장한다. 중증 치매로 진단 확정 시에는 2000만원을 보장하고 매월 30만원씩 5년간 간병비를 확정 지급한다.
KB손해보험의 'The 간편한 치매 간병보험'은 가입 연령이 25세로 낮은 것이 특징이다. 보험기간은 90세·95세·100세 만기 중에서 원하는 기간을 선택할 수 있고 표준형 외에 납입기간 중 해지환급금이 지급되지 않은 대신 보험료가 20~30% 저렴한 무해지형도 있다.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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