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시장에 벽식구조가 아닌 기둥식으로 짓는 '무량판구조'가 적용된 아파트가 등장했다. 무량판구조는 벽식구조에 비해 초기건축비가 더 많이 들지만, 내구성이 더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상복합이 아닌 일반 아파트에 '무량판구조'를 적용한 단지가 공급되고 있다. '금천 롯데캐슬 골드파크 1차'가 대표적이다. 롯데건설은 신규 분양물량인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에도 이 무량판구조를 적용할 계획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최근 이 구조를 일부 단지의 주차장에 적용해 주차공간을 넓히기도 했다. 이미 입주한 단지인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에도 이 구조가 적용됐다.
기존에 아파트 골조 구조로 자주 사용된 '벽식 구조'는 아파트 내부에 기둥을 따로 만들지 않고 벽이 하중을 지탱하는 내력벽으로 만들어 벽체가 기둥 역할을 한다. 하중을 지탱하는 수평 구조부재인 보(beam)가 없어 층고를 낮출 수 있고 철근 콘크리트 구조인 슬래브나 마감 공사가 단순해 경제적이지만, 내력벽 사이의 거리 제한으로 넓은 공간 확보가 어렵고 벽체의 변화가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와 달리 무량판구조(flatplate system)는 기둥과 슬래브(slab)로 구성돼 슬래브의 하중이 기둥을 통해 기초로 전달되며, 내력벽이 아닌 비내력벽으로 이뤄진다. 아직 학계 조사는 없지만 층간소음에 유리한 구조로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벽식 구조에 비해 시공 기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단좀이 있다. 기존에 백화점 등의 판매시설이나 고층 상업용빌딩에만 적용됐던 이유다. 하지만 최근 고급 주상복합은 물론 일반 아파트까지 이 구조의 적용이 확산되고 있다.
완공 후에도 철거가 가능한 비내력벽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리모델링에 유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벽체를 변경하거나 해체가 가능해 구조 변화가 쉬워 디자인이나 구조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물론 가끔 예상치 못한 곳에 두꺼운 기둥이 생기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최근 설계에는 이런 단점을 커버할 수 있는 설계로 지어지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무량판 구조는 재건축으로 발생되는 건설 폐자재를 감소시키고, 이산화탄소 발생도 줄일 수 있는 친환경적인 면을 가졌다"며 "국가와 소비자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모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추후 신규 분양 단지에서 채택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