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드레싱 가장한 시세조종

금융당국이 윈도드레싱(window dressing)을 가장해 보유 종목들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대형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2명을 적발했다.
통상 윈도드레싱은 기관투자가가 분기 말 운용성과 관리를 위해 수익이 난 종목을 팔아 수익이 저조한 종목을 사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행위를 말한다. 다만 장 마감을 앞둔 동시호가 때 특정 종목에 대해 시장가보다 높게 매수 주문을 집중적으로 내 종가를 크게 끌어올렸다면 불법 시세조종이란 게 당국의 판단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28일 제16차 정례회의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1년 전인 지난해 9월 말 보유 종목의 주가를 시세조종한 혐의에 대한 징계안건을 상정했다. 증선위는 문제가 된 펀드매니저 2명에게 각각 3개월과 6개월 정직을, 회사에 대해서는 기관주의 징계를 각각 결정했다. 불법 윈도드레싱 행위와 관련해 증선위가 징계를 내린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신한BNP파리바 펀드매니저 2명이 지난해 9월 장 마감을 앞둔 동시호가(오후 2시 50분~3시) 시간에 자신들이 보유 중인 5개 종목에 대량매수 주문을 넣어 주가를 5% 안팎 끌어올린 혐의를 적발해 증선위에 넘겼다.
신한BNP파리바 관계자는 "당시 기관 위탁자금 성과 평가를 앞두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장중 주문 체결이 안 돼 동시호가 때 주문을 냈는데 거래량이 적어 주가가 5% 이상 오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불법 윈도드레싱 혐의가 금감원에 적발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증선위는 2010년 6월 동양자산운용 펀드매니저 2명이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14개 종목에 대해 1년 넘게 종가를 관리한 것이 통상적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해 검찰에 고발했다. 이듬해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