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테헤란밸리를 떠나서 새 둥지에 안착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강남 테헤란로 빌딩에 있던 삼성중공업과 삼성SDS, 동부제철, KT 계열사 등이 줄줄이 떠났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테헤란로를 포함한 강남 공실률은 8.6%로 지난해 4분기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비싼 임차료에다 최근 들어 지하철 노선 확충과 도로 신설 등으로 인해 출퇴근하는 직원들의 대중교통 이용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 중에서도 서초구가 신흥 부촌으로 급부상하면서 서초대로 일대에 새롭게 조성되는 오피스타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서초구에 위치한 정보사령부(이하 정보사) 이전 및 용지 관통도로인 장재터널이 올해 6~7월 중에 착공이 예정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서초대로가 정보사로 단절돼 있어 강남으로 가기 위해서는 길을 돌아가야 하는 바람에 출퇴근 시간 교통체증이 심한 지역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정보사 이전에 따른 후속 사업으로 총길이 1280m, 폭 20~40m에 왕복 6차로 규모 장재터널이 뚫리면 방배동에서 서초대로를 거쳐 테헤란로까지 일직선 통행이 가능해진다. 인근에 국제컨벤션센터 등 복합문화클러스터가 조성될 예정이며 54만㎡ 크기의 서리풀공원이 있어 친환경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중인 '마제스타시티'는 임차인을 모집하고 있다. 지하 7층~지상 17층 2개동 연면적 8만2000㎡ 규모다. 지하철 2호선 서초역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기업도 사옥을 놀이터처럼 꾸민 구글처럼 자유롭고 창의적인 근무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는 만큼 대형 공원이나 문화시설이 가까운 곳을 선호하는 추세지만 강남 한복판에서는 이런 공간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래마을의 레스토랑과 교대역 주변 먹자골목 등 먹을거리가 많은 데다 예술의전당, 국립중앙도서관 등 문화시설이 풍부한 것도 장점"이라며 "주거 이미지가 강했던 서초구가 새로운 오피스타운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하철 9호선 언주역~봉은사역 일대 역시 상대적으로 낮은 임차료를 원하는 기업들이 선호하는 대체 지역이다. 2~3년 전부터 이 일대 빌딩은 신축·증축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났으며 9호선 개통에 맞춰 연내 완공된 건물만 10여 개에 달한다.
최근 테헤란밸리에서 건대입구역 인근으로 사옥을 옮긴 한 벤처기업 대표는 "임차료는 절반 이상 싸지만 오피스 면적은 2배 이상 넓어져 직원들이 만족해한다"며 "직원 회식 비용도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들어선 '창조경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스타트업이 지난 3년간 3만개에 달할 정도로 늘었고 이들 중 상당수가 테헤란밸리에 사무실을 내고 있다. 'D.캠프' '마루180' 등을 비롯해 국내외 스타트업 투자 회사들도 엔씨소프트 등 테헤란밸리 1세대 기업들이 이전한 빈자리를 메우는 데 한몫하고 있다. 네이버의 'D2 스타트업 팩토리'와 구글의 창업캠퍼스도 강남에 문을 연다. 다만 이들은 임차 면적이 크지 않아 아직 공실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도심과 여의도에 저렴한 임대 조건을 내거는 신축 오피스빌딩이 많아서 강남의 공실 문제가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며 "다만 벤처캐피털 등 국내외 유명 투자사들이 모이면 사무실을 구하려는 스타트업이 더욱 늘어나고 이 중에서 '제2의 넥슨'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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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 중에서도 서초구가 신흥 부촌으로 급부상하면서 서초대로 일대에 새롭게 조성되는 오피스타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서초구에 위치한 정보사령부(이하 정보사) 이전 및 용지 관통도로인 장재터널이 올해 6~7월 중에 착공이 예정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서초대로가 정보사로 단절돼 있어 강남으로 가기 위해서는 길을 돌아가야 하는 바람에 출퇴근 시간 교통체증이 심한 지역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정보사 이전에 따른 후속 사업으로 총길이 1280m, 폭 20~40m에 왕복 6차로 규모 장재터널이 뚫리면 방배동에서 서초대로를 거쳐 테헤란로까지 일직선 통행이 가능해진다. 인근에 국제컨벤션센터 등 복합문화클러스터가 조성될 예정이며 54만㎡ 크기의 서리풀공원이 있어 친환경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중인 '마제스타시티'는 임차인을 모집하고 있다. 지하 7층~지상 17층 2개동 연면적 8만2000㎡ 규모다. 지하철 2호선 서초역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기업도 사옥을 놀이터처럼 꾸민 구글처럼 자유롭고 창의적인 근무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는 만큼 대형 공원이나 문화시설이 가까운 곳을 선호하는 추세지만 강남 한복판에서는 이런 공간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래마을의 레스토랑과 교대역 주변 먹자골목 등 먹을거리가 많은 데다 예술의전당, 국립중앙도서관 등 문화시설이 풍부한 것도 장점"이라며 "주거 이미지가 강했던 서초구가 새로운 오피스타운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하철 9호선 언주역~봉은사역 일대 역시 상대적으로 낮은 임차료를 원하는 기업들이 선호하는 대체 지역이다. 2~3년 전부터 이 일대 빌딩은 신축·증축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났으며 9호선 개통에 맞춰 연내 완공된 건물만 10여 개에 달한다.
최근 테헤란밸리에서 건대입구역 인근으로 사옥을 옮긴 한 벤처기업 대표는 "임차료는 절반 이상 싸지만 오피스 면적은 2배 이상 넓어져 직원들이 만족해한다"며 "직원 회식 비용도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들어선 '창조경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스타트업이 지난 3년간 3만개에 달할 정도로 늘었고 이들 중 상당수가 테헤란밸리에 사무실을 내고 있다. 'D.캠프' '마루180' 등을 비롯해 국내외 스타트업 투자 회사들도 엔씨소프트 등 테헤란밸리 1세대 기업들이 이전한 빈자리를 메우는 데 한몫하고 있다. 네이버의 'D2 스타트업 팩토리'와 구글의 창업캠퍼스도 강남에 문을 연다. 다만 이들은 임차 면적이 크지 않아 아직 공실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도심과 여의도에 저렴한 임대 조건을 내거는 신축 오피스빌딩이 많아서 강남의 공실 문제가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며 "다만 벤처캐피털 등 국내외 유명 투자사들이 모이면 사무실을 구하려는 스타트업이 더욱 늘어나고 이 중에서 '제2의 넥슨'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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