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합참의장 "무너진 조국 되찾겠다"… 정부 강경 대응에 철수
아르세 대통령, 군 지휘부 즉각 교체
아르세 대통령, 군 지휘부 즉각 교체
남미 볼리비아에서 군부 일부가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대통령궁에 무력으로 진입했다가 3시간여 만에 철수했습니다.
군 핵심 지도부는 "무너진 조국을 되찾을 것"이라고 선언하며 일촉즉발 상황으로 끌고 가다가 대통령의 '쿠데타 시도' 강경 대응 천명과 시민들의 반발에 결국 회군했습니다.
군은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 무리요 광장에 집결한 후 장갑차로 대통령궁(정부청사) 건물 입구를 부쉈습니다. 일부 장병은 광장에 몰려온 시민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가스를 쓰기도 했습니다.
텔레비시온 우노 등 현지 TV 방송 매체들은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생중계했습니다.
볼리비아 라파스 대통령궁 앞에서 한 주민이 하얀색 천을 든 채 군 장병 옆을 지나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날 '수도 진군'은 합참의장이었던 후안 호세 수니가 장군 주도로 진행됐습니다.
수니가 장군은 대통령궁 밖 현지 취재진에게 "수년 동안 소위 엘리트 집단이 국가를 장악하고 조국을 붕괴시켰다"며 "우리 군은 민주주의 체제를 재구성해 국가를 일부 소수의 것이 아닌 진정한 국민의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날 아르세 대통령은 청사 안에서 수니가 장군과 직접 대면하고 “군 통수권자로서 이런 불복종을 용납할 수 없으니 철군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아르세 대통령은 장관들과 함께한 긴급 대국민 연설에서 “볼리비아가 군의 쿠데타 시도에 직면했다”며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저와 내각 구성원은 이곳에 굳건히 서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군 지휘부 3명을 즉각 교체하고, 볼리비아의 신임 군 총장은 수도에 있는 군부대에 병영으로 복귀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한편, 수니가 장군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최근 정치 개입 가능성을 암시하는 언사를 이어왔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수니가 장군은 쿠데타 시도 전날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지에서는 수니가 장군이 ‘팽’당할 위기에 처하자, 병력을 동원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로이터는 볼리비아 검찰이 수니가 장군에 대한 범죄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했습니다.
수니가 전 합참의장은 이날 저녁 경찰에 전격 체포됐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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