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리 세리머니 시작한 가르시아-카로, 결승선 2m 앞두고 역전당해
유럽육상선수권대회 여자 경보 결선에서 한 선수가 이른 세리머니를 하다 역전을 당해 메달을 놓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라우라 가르시아-카로(29·스페인)는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2024 유럽선수권 여자 경보 20㎞ 결선에서 1분28초48으로 4위를 기록했습니다.
3위를 차지한 류드밀라 올리아노브스카(31·우크라이나)의 기록도 1분28초48이었지만, 리아노브스카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이날 여자 경보 20㎞ 결승에서는 이탈리아의 안토넬라 팔미사모(1분28초08), 발렌티나 트라플레티(1분28초37)가 1, 2위를 차지했는데, 자국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독식한 이탈리아 선수보다 3·4위에게 더 관심이 쏠렸습니다.
3위를 너무 일찍 확신했던 가르시아-카로는 결승선 약 10m를 앞두고 세리머니를 시작했습니다.
스페인 국기를 목에 둘렀고, 허공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기도 했습니다.
당시 4위였던 올리아노브스카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속력을 높였습니다.
환하게 웃으며 세리머니하던 가르시아-카로는 자신의 오른쪽으로 지나치는 올리아노브스카를 발견한 뒤 다시 속력을 높였지만, 결국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가르시아-카로는 스페인 언론과 인터뷰에서 "정말 실망스럽다. 동메달을 딸 수 있을 거라 확신했는데, 다른 결과가 나왔다"라며 "정신적인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극적으로 동메달을 따낸 올리아노브스카는 대회 조직위원회를 통해 "여전히 전쟁을 치르는 조국 우크라이나를 위해 꼭 메달을 따고 싶었다. 내가 레이스 마지막까지 힘을 낸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올리아노브스카는 "5살짜리 아들이 우크라이나에서 나를 기다린다"며 "내 아들이 내가 메달을 따는 장면을 봤는지는 모르겠다. 우크라이나는 인프라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라, 인터넷도, 전기도 쓰기 어렵다"고 덧붙여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습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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