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1만 9000마리를 실은 가축운반선이 정박하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남부 항구도시 케이프타운이 때아닌 악취 소동을 겪었습니다.
21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더스타 등에 따르면 케이프타운 당국은 지난 19일 일부 지역에서 배설물 냄새가 심하다는 여러 건의 신고를 받고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시 환경보건팀은 하수 시설의 누출 여부를 점검했으나 이상이 없었고 결국 항구에 정박 중인 190m 길이의 알쿠웨이트호가 악취의 원인임을 확인했습니다.
선박 운항정보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가축운반선 알쿠웨이트호는 브라질에서 1만 9000마리의 소를 산 채로 싣고 이라크로 향하는 길에 사료 공급을 위해 18일 저녁 케이프타운 항구에 정박했습니다.
케이프타운은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으로 남대서양과 인도양이 만나는 곳입니다.
남아공 동물학대방지협회(SPCA)는 성명을 내고 "이 냄새는 배설물과 암모니아가 가득 찬 배에서 이미 2주 반을 보낸 소들이 처한 환경이 얼마나 끔찍한지를 보여준다"며 "악취로 소들이 더 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살아 있는 동물의 해상 운송 수출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지 동물복지단체 팜앤드애니멀스는 몸무게 600㎏ 소의 하루 평균 배설량이 약 37㎏임을 감안할 때 1만 9000마리의 소를 실은 알쿠웨이트호는 공해에서 하루 약 700t의 배설물을 처리해야 하는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동물권 활동가들은 선박 주변에서 팻말을 들고 살아있는 소를 배로 수송하는 방식에 항의했습니다.
국제 동물권 단체인 컴패션인월드파밍의 피터 스티븐슨은 BBC에 "냉동육보다 살아있는 고기가 맛있고 건강에 좋다는 의견이 여러 국가에 강하게 인식돼 동물이 산 채로 수송된다"고 말했습니다.
애초 지난 19일 출항할 예정이던 이 배는 현지 당국의 조사를 받은 뒤 20일 밤 케이프타운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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