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잃었지만 보철물 안해…"살아있는 것보다 아름다운 건 없다"
비강암 초기 진단 어려워…지속적 코피·코막힘 있을 경우 의심해야
비강암 초기 진단 어려워…지속적 코피·코막힘 있을 경우 의심해야
비강암으로 코를 완전히 잃은 한 여성이 코를 대신하는 모형 코(보철물)를 버리고 검은 구멍을 그대로 두는 선택을 했습니다. 낯선 사람들이 보내는 시선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친다는 미국의 티나 얼스라는 여성의 사연입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그의 선택에 전 세계에서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국 더썬,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티나는 40대였던 2012년 콧구멍 속에 염증이 생긴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고개를 숙이면 액체가 흘러나왔고 얼굴 왼쪽이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급기야 코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고 가려움이 생기는 등 여러 증상으로 2년 가까이 고생하다 2014년 5월 비강암 2기 진단을 받은 그는 "당시 너무 엄청난 충격에 전화기를 떨어뜨렸다"고 회상했습니다.
다섯 아이를 둔 엄마인 티나에게 병원에서는 방사선치료를 제안했지만, 실명이 될 수 있고 평생 튜브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살아가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에 그녀는 방사선치료 대신 수술로 코를 완전히 제거하는 선택을 했습니다.
그는 "의사는 코를 잘라내 내 모습을 영구적으로 흉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고 말했지만, 나는 '내가 죽으면 예쁜 게 무슨 소용이나'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수술받고 6개월 만에 코가 있었던 자리에 난 삼각형 모양의 구멍을 가리기 위해 가짜 코를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2년간의 불편함 끝에 그마저도 버리기로 했습니다. 모양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접착제가 피부에 자극을 주는 것도 싫었기 때문입니다.
외모 때문에 어디를 가든 사람들의 시선을 많이 받는다는 티나는 그 시선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밝혔습니다. 오히려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한참 쳐다볼 때면, 그들을 돌아보며 미소 짓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나를 아름답게 하는 건 그들이 보는 내 얼굴이 아니라, 여전히 내가 웃을 수 있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단 사실이란 걸 마음속 깊이 알고 있다"고 강조하며 "나는 열심히 싸웠고, 지금 살아있다. 살아있는 것보다 아름다운 건 없다"고 말했습니다.
비강 이미지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티나가 걸린 비강암은 코안의 공간인 비강에 생기는 암을 말합니다. 1% 이하로 드물게 발생하는 종양으로 조직학적으로 매우 다양한 양상을 보입니다.
조기 발견이 중요하지만 초기에는 특이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고 코막힘, 후각 감퇴, 콧물, 코피 등 부비동염과 증상이 비슷해 종양을 발견할 당시에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암이 주변 구조를 침범하는 양상에 따라 다른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반복적이고 지속해서 코막힘, 콧물, 코피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코 내시경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경우 눈이나 뇌와 같은 중요 구조물을 보존할 수 있고 치료에 의한 안면 변형도 줄일 수 있습니다.
조기 발견이 어려워 종양 자체가 늦게 발견되고, 진행이 빠르며, 주변에 뇌와 눈 같은 중요 구조물이 인접해 있어 치료법이 확립되지 않아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앞선 증상이 있는 경우 정기적인 코 내시경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승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iuoooy3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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