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주의 한 학교 당국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반감 표시 구호 '렛츠 고 브랜든'(Let's Go Brandon)이 적힌 후드티(sweatshirts) 착용을 금지하다가 결국 학생들로부터 피소됐습니다.
26일(현지시간) 지역 언론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미시간주 트라이 카운티 중학교 재학생들(7학년·9학년)의 어머니인 A씨는 "두 아들이 '렛츠 고 브랜든' 후드티를 입고 등교했다가 제재를 당했습니다.
학교 측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보이거나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표하는 학생들을 제재하고 있다"며 전날 두 아들을 대신해 학교 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A씨는 연방법원 미시간 남부지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학교 교감과 교사가 '렛츠 고 브랜든' 후드티를 강제로 벗게 했습니다.
수정헌법 제1조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 침해이자 '정치적 성향' 차별"이라고 진술했습니다.
'렛츠 고 브랜든'은 2021년 10월 NBC방송 기자가 나스카(NASCAR) 자동차 경주 대회 우승자 브랜든 브라운(29)을 인터뷰하면서 관중석에서 들리는 바이든에 대한 욕설을 "지금 관중들이 '렛츠 고 브랜든'을 연호하고 있다"고 엉뚱하게 전달한 후 바이든 비방 구호로 빠르게 확산했습니다.
이 구호는 의류에서부터 자동차 범퍼 스티커까지 다양한 상품으로 쏟아져나왔고 우파 성향의 집회와 시위는 물론 기내 방송, 연방의회 본회의장에서도 공화당 지지자들이 동질감을 확인하는 은어처럼 사용됐습니다.
학교 측은 "'렛츠 고 브랜든'은 F워드와 같은 의미"라며 "학생 복장 규정상 외설적이거나 저속하거나 누군가에게 모욕적인 메시지를 담은 옷을 입고 등교하는 것이 금지돼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학생 측 변론을 맡은 '개인의 권리와 표현 자유를 위한 재단'(FIRE) 측은 "'렛츠 고 브랜든'은 비속어나 저속한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반대 뜻을 표현할 수 있는 정제된 정치 구호"라고 주장했습니다.
코너 피츠패트릭 변호사는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수정헌법 1조가 보장하는 정치적 발언의 핵심"이라며 "누군가 욕설을 연상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학생들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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