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역사의 달도 싫어…우리 역사를 한달로 축소하나"
할리우드 배우 모건 프리먼(85)이 '흑인'을 일컫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라는 표현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습니다.
프리먼은 15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 일요판 선데이타임스 인터뷰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라는 말은 모욕입니다. 그 호칭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관련 질문에 다소 격앙된 말투로 "흑인은 옛날 'n-워드'(흑인 비하 표현 '니그로'를 순화한 말)부터 온갖 호칭이 있었는데, 어떻게 이 (아프리카게 미국인) 표현이 그렇게 퍼질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대체 무슨 뜻인가. 이쪽 나라들에선 대부분 흑인은 혼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게다가 아프리카가 무슨 나라인 것처럼 말하는데, 대륙이다. 유럽 같은 것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보통 '아일랜드계 미국인', '이탈리아계 미국인'처럼 혈통을 표현할 땐 대륙이 나라 이름을 붙이는데 유독 흑인을 표현할 때만 나라가 아닌 대륙 이름을 붙이는 것이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입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미국의 흑인 인종차별 문제와 관련해 "싫어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게 2가지"라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가 싫어한다는 다른 한 가지는 '흑인 역사의 달'이다. 미국은 해마다 2월을 흑인 역사의 달로 정하고 흑인들의 투쟁과 업적을 기립니다. 프리먼은 "우리 역사를 한 달로 줄여버릴 건가"라고 따졌습니다.
프리먼은 2005년 TV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답변한 바 있습니다. 당시 그는 백인 진행자를 향해 "인종차별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은 아예 이런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당신을 백인이라고 부르지 않을 테니, 나를 흑인이라고 부르지도 말아달라"고 말했었습니다.
프리먼은 1959년부터 연기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연극 무대에서 주로 경력을 쌓았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처음으로 주요 역할을 따낸 것은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1989년이었습니다.
이후 그가 출연한 영화는 '최소' 117편에 이른다고 선데이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워낙 다작으로 유명한 배우라 사실 그가 참여한 작품 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프리먼은 '쇼생크 탈출'(1994), '용서받지 못한 자'(1992),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인빅터스'(2009) 등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남겼습니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2004)로는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서예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lanastasia776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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