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 박물관에 전시된 명화들에 이어 이번엔 스키가 기후 활동가들의 표적이 됐습니다.
현지시각 25일 밤 프랑스 남동부 알프스 산맥의 레제 스키 리조트에서 인공 눈을 만드는 제설기 2대의 케이블이 절단되는 사건이 발생해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습니다.
훼손된 인공제설기에는 붉은색 스프레이 페인트로 쓰인 “눈이 없으면 스키도 못 탄다”는 문구가 남겨져 있었고 낙서 옆에 영국의 강성 환경운동 단체 ‘익스팅션 리벨리언’(Extinction Rebellion·멸종에 대한 반란)의 모래시계 로고가 함께 그려져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이 사건으로 인한 재산피해액이 약 3천유로(약 400만 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는데, 이 단체의 지부는 자신들이 이번 사건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한 상황입니다.
스키장 마케팅 담당인 뱅자맹 뮈니에는 현지 프랑스3 방송 인터뷰에서 "눈이 안 내려 어려운 가운데서도 스키장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연휴가 한창인 중에 이런 일을 벌어져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텔레그래프는 최근 프랑스의 리조트들이 기후활동가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스키 때리기' 움직임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에너지난까지 겹치며 스키가 전기와 물을 많이 낭비하는 ‘부자들을 위한 여가’라는 비판이 비등하는 것입니다.
한편, 극심한 가뭄이 닥쳤던 올 여름에는 익스트림 툴루즈 지부 회원들이 인근 골프장에 잠입해 홀컵을 시멘트로 채워넣는 일도 있었습니다.
[양서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1023ashle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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