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장자' 영국 총리, 자원봉사 중 노숙인에 "직장 있냐"

수낵 총리 향해 "공감 능력 부족", "서민 실상 모르는 정치인"
지지자들 "상대 깔보지 않고 대화하는 것" 비호도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무료 급식소 배식 봉사를 하던 중 노숙인에게 적절치 못한 질문을 하는 모습이 공개돼 비판이 일었습니다.

24일(현지 시간) BBC, 가디언 등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23일 런던의 한 노숙인 쉼터에서 배식 봉사를 했습니다.

그는 쉼터를 찾은 한 남성에게 음식을 담은 식판을 건네며 직장이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이에 남성은 "없다. 나는 노숙자"라고 짧게 답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일을 찾는 데 관심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남성이 금융 분야에 관심이 있다고 하자 수낵 총리는 재차 "은행에서 일하고 싶냐"고 물었고, 남성은 "아무 곳이라도 좋다. 하지만 잘 모르겠다. 지금은 우선 크리스마스부터 잘 보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 장면은 영국 방송 ITV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퍼졌고, 총리가 공감 능력이 없고 노숙인 등 영국 서민의 실생활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앤절라 레이너 노동당 부대표 등 야당 의원들은 "민망하다"고 지적했고, 가디언은 "수낵 총리의 '참혹한' 교류가 노숙인을 조롱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수낵 총리의 지지자들은 상대를 깔보지 않고 대화하는 태도라고 옹호했습니다.

골드만삭스 임원 출신으로 지난 10월 취임한 수낵 총리는 영국에서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거친 데다 천문학적 재산을 보유한 인도 IT 기업가 부인과 결혼해 1조 원 이상의 재산을 가진 '금수저' 정치인으로도 불립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