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식은 오로지 시진핑 국가주석을 위해 준비된 무대였다. 시 주석의 절대권력을 명문화하는 규정이 공산당의 헌법 격인 '당장'(黨章·당헌) 개정안에 대거 포함되면서 시 주석의 장기집권 출범을 공식적으로 선포한 것이다. 특히 대만 독립에 대한 단호한 반대 및 억제 의지가 당장에 처음으로 명기되면서 시진핑 집권 3기를 맞아 대만 문제를 놓고 미중간 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폐막식에서는 참석자 2340명이 일제히 손을 들어 당헌 개정안에 찬성 의사를 표명했다. 한명의 반대자나 기권자도 없었고 개정안 통과 직후 참석자 전원은 박수로 화답했다. 한치의 빈틈없이 시 주석의 절대권력 구축이 완성된 것이다.
당장 개정안 전문은 폐막식 당일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당장 개정안에 대한 당 대회 결의문을 보면 이번 당장 개정안에는 이른바 '시진핑 사상'의 지도적 지위 확립이 포함되면서 시 주석의 위상이 신중국의 아버지인 마오쩌둥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의문은 "19차 당 대회 이후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시진핑 사상)의 새로운 발전을 당장에 명문화해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 당의 이론 혁신, 실천 혁신, 제도 혁신을 추진해 이룬 성과를 보다 잘 반영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결의문은 이어 "'두 개의 확립'의 결정적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전면적으로 관철해 이 사상이 국가 제반 사업 분야의 전 과정에 관철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개의 확립'은 시 주석의 당 중앙 핵심 및 전당(全黨) 핵심 지위 확립과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시진핑 사상)의 지도적 지위 확립을 말한다.
또한 결의문은 "'두 개의 수호'를 실천하는 것은 광범위한 당원들이 마땅히 이행해야 할 의무"라고 밝혔다. '두 개의 수호'는 시 주석의 당 중앙 핵심 지위 및 전당 핵심 지위, 그리고 당 중앙의 권위와 집중통일영도를 각각 결연히 수호한다는 의미다.
수정된 당장에 '두 개의 확립'과 '두 개의 수호' 관련 내용이 명기됐다는 것은 시진핑 주석이 절대권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라는 평가가 나온다. 5년 전 1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론(장쩌민), 과학발전관(후진타오)과 함께 당의 지도이념으로 포함시킨데 이어 이번에는 자신의 장기집권을 정당화하는 지침까지 당장에 명기했기 때문이다.
또 당 대회 결의문은 "대만 독립을 단호히 반대하고 억제해야 한다는 내용을 개정 당장에 명문화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종전 당장에는 "조국통일 대업 완성"이라는 표현만 있었는데 한발 더 나아가 대만 독립을 반드시 막겠다는 내용을 포함시킨 것이다.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꼽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 타협은 없다는 뜻을 대내외에 천명한 셈이다.
중국의 저명한 법률가인 티안 페이롱은 관영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개정된 당장에 대만독립을 저지하겠다고 명시한 것은 공산당 지도부가 민족 통일과 부흥을 역사적 과제로 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당은 국가 통일이 최종 실현될 때까지 양안 관계의 주도권을 확고히 장악하고 통일을 촉진할 모멘텀을 구축하도록 국가 전체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16일 당대회 개막 업무보고에서 "대만 통일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 필수 선결 조건"이라며 "우리는 최대한 성실히 노력을 기울여 평화통일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지만 무력 사용을 포기하는 것은 결코 약속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선택권을 쥐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문제에 대한 강경한 기조를 재차 확인한 것이다.
특히 시 주석이 자신의 장기집권을 정당화할 명분으로 대만 무력 침공에 나설수도 있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신중국 건국의 주역인 마오쩌둥, 개혁개방으로 중국을 부강하게 한 덩샤오핑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가시적인 업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이클 길데이 미국 해군참모총장은 지난 19일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해 "지난 20년간 중국인은 우리 예상보다 더 빨리 모든 일을 이행해 왔다"면서 "2027년이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올해나 내년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시 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을 공격할 준비를 끝낼 것을 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결의문은 또 시 주석이 당대회 개막식에서 언급한 '중국식 현대화'도 당장에 삽입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당시 "중국식 현대화는 중국 공산당이 영도하는 중국특색 사회주의 현대화"라며 서방의 현대화와 중국은 다른 길을 갈 것임을 강조했었다.
아울러 결의문은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은 2단계로 나눴다고 밝혔다.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한 뒤 21세기 중엽까지 중국을 부강하고 민주적이고 문명적이고 조화롭고 아름다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시 주석은 페막연설에서 "우리는 신시대 새 장정의 길에서 세인들이 주목할 만한 새롭고 보다 큰 기적을 창조할 자신감과 능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며 "전당은 당 중앙의 주위에 굳게 뭉쳐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위대한 기치를 높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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