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족을 경호했던 비밀경호국(SS)이 트럼프 호텔에 과다한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는 입수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SS의 숙박비 지출서류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가족 기업인 트럼프 그룹이 소유한 트럼프 호텔에서 숙박하면서 비밀경호국을 상대로 돈벌이를 했다는 의혹이 이전부터 제기돼 왔었다. 이번에 감독위원회가 입수한 서류는 이를 확인시켜준 셈이다.
입수한 서류에는 트럼프 호텔이 지난 2017년 차남 에릭 트럼프 경호팀에 1박 1160달러(166만원)를 청구한 사실이 적혀 있다. 이는 비밀경호국이 워싱턴DC에 위치한 호텔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한도의 4배가 넘는 액수다. 하지만 이같은 과도한 금액은 결국 지출 승인을 받았다.
장남 트럼프 주니어 경호팀도 트럼프 호텔에서 1박을 묶는데 1185달러(170만원)을 지불했다.
트럼프 그룹의 운영을 맡았던 에릭은 앞서 경호요원들에게 50달러(7만원) 안팎의 저렴한 가격에 트럼프 호텔 방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밀경호국의 지출 서류가 공개되면서 그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NYT는 전했다.
서류 확인 결과 비밀경호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부터 트럼프 호텔에 모두 140만 달러(약 20억1000만 원)를 지출했다.
감독위원회 위원장인 캐럴린 멀로니 의원은 "그들이 어떻게 이런 것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지 황당하다"며 "문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에 비밀경호국 요원들을 머물도록 사실상 요구한 후 정부에 터무니없는 요금을 청구함으로써 납세자들을 이용한 것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250만 달러(약 36억원) 이상을 트럼프 소유의 장소에서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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