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달 같이 산 남편, 알고보니 여자?…인니의 ‘충격’ 사기 결혼

집안에서 절대 옷 안벗어…가슴도 호르몬 문제라 둘러대
피해 여성 "내 남편, 여성일 줄 꿈에도 생각 못해"

인도네시아에서 남자인 척 하고 같은 여성과 결혼해 10개월간 함께 살던 여인이 상대에게 고소당했습니다.

오늘(15일) 쿰파란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잠비 지방법원에서 어제 누르 아이니(22)라는 여성이 남편인 줄 알고 같이 살았던 여성을 사기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의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누르는 지난 2021년 5월 데이팅앱에서 신경외과 전문의라고 소개한 아흐나프 아라피프라는 이름의 남성과 만나 사귀었습니다. 아흐나프는 작년 6월 23일부터 일주일간 누르의 집에 지내며 아픈 누르 부모님의 혈압을 살피고, 약을 처방해주며 환심을 샀습니다.

그렇게 열 달 전 병을 앓던 부모는 참석하지 못한 채 누르는 아흐나프와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이때 혼인신고는 미룬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누르가 아흐나프와 함께 살며 이상한 점들이 자꾸만 발견됐습니다. 아흐나프는 자신을 의사라고 했지만 일을 하러 가지 않았고, 석탄 회사를 운영한다고 둘러대기도 했습니다.

특히 아흐나프는 집안에서 절대 옷을 벗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이 남자지만 호르몬 문제로 가슴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누르는 아흐나프의 신분증도 보지 못한 채 10개월을 같이 살며 생활비 등으로 3억 루피아(2천640만원)를 썼습니다. 결국 이 결혼은 누르의 부모가 눈치를 채고 사기 결혼임을 밝히며 막을 내렸습니다.

알고보니 아흐나프는 가짜 이름이었고, 실제로는 에라야니라는 이름의 여성이었습니다.

이날 법정에서 피고인은 나오지 않았고, 판사들은 피해자 진술만 청취했습니다. 판사들은 "데이팅앱에서 만나 결혼했다고?", "신분증, 학위증도 안 보고 결혼했다고?", "어떻게 의심을 안 했을까?"라는 등의 질문을 연신 던지며 의구심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누르는 법정에서 "다른 부부들처럼 성관계도 했지만, 내 남편이 여성일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심지어 영상통화로 시댁 식구들 소개까지 받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