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일간지 소속 칼럼니스트가 여배우에게 커밍아웃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거센 비판이 일자 해당 신문이 결국 사과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13일 AFP통신에 따르면 호주 출신 배우 레벨 윌슨은 지난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loveislove(사랑은 사랑)'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여성 디자이너 러모나 아그루마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그는 이어 "디즈니 왕자님을 찾고 있다고 생각했는데…아마도 내가 진짜로 필요한 건 디즈니 공주님이었다"고 적었다. 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어쩌다 로맨스' 등으로 한국에서도 알려진 배우다.
이 게시물은 170만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고 유명인들의 축하인사도 쏟아졌다.
하루 뒤 호주 유력 일간지 시드니 모닝 헤럴드의 한 칼럼니스트는 전부터 윌슨과 아그루마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며 트윗이 올라오기 전 윌슨에게 입장을 요구한 바 있다고 했다. 자신이 윌슨의 동성애 성향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그는 또 트윗이 올라오기 전날인 9일 윌슨의 대리인에게 이메일을 보내 아그루마와의 관계에 대해 논평을 요구하고 이틀간의 시간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윌슨이 자신의 '신중하고 진실하며 정직한 질문'을 무시했다며 그 선택은 '실망스러웠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곧 온라인에서 논란이 됐고,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비롯해 각계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신문은 처음에는 칼럼니스트를 옹호했지만 이날 온라인 기사를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컬럼니스트도 "윌슨을 위협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그를 이토록 힘들게 한 것을 진심으로 후회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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