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출신 친한파 우크라 의원…"한국도 위험해질 수도 있다" 경고
국회 젤렌스키 연설에 대해서는 "실망스럽고 맥이 빠졌다"
국회 젤렌스키 연설에 대해서는 "실망스럽고 맥이 빠졌다"
우크라이나 현역 국회의원이 지난달 말 비공개로 한국을 방문해 여야 고위 인사들과 연쇄 회동하고 우크라이나 지원 강화를 호소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 현역 국회의원 안드리 니콜라옌코(43) 의원이 비공개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외교관 출신인 그는 현지 정가에서 대표적인 친한파이자 지한파로 꼽힙니다.
그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쟁 중임에도 한국에 급파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는 6·25전쟁과 1983년 대한항공 여객기 피격 등 한국이 현대사에서 러시아의 전신 격인 소련과 악연으로 엮인 사건들을 언급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막지 못하면 한국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한국은 세계 10위 경제 대국이지만 중국과 북한과 러시아의 위협에 직면해있다"며 "푸틴이 이번 전쟁에서 승리하면, 다음 타깃을 정할 텐데, 극동이나 중앙아시아, 아니면 유럽 중 어느 한 곳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지난달 젤렌스키 대통령의 국회 화상 연설 당시 50여 명밖에 참석하지 않는 등 다소 냉대한 것에 대해서는 "한국은 우크라이나 편이라고 굳게 믿었기에 실망스럽고 맥이 빠졌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동료 의원들이 '한국 분위기가 왜 저러냐'고 물어 '한국 정치 내부 사정 때문이다. 보이는 풍경으로 분위기를 예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일화도 전했습니다. 그는 "곧 출범하는 새 정부가 우크라이나 문제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니콜라옌코 의원은 러시아가 자국 밖에서 벌이고 있는 선전과 선동이 한국에서 상당히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각료, 의원들과 키이우를 사수하며 한국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가교역을 맡고 있었지만, 최근 이번 사태에 대한 한국 내부의 인식이 심상치 않음을 느껴서 한국에 오게 된 것이라고 급파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소련 해체로 독립한 뒤 30여 년 동안 우리나라도 제대로 된 정치 지도자를 뽑지 못하는 등 실수를 많이 했다"며 "민주주의는 때로는 완벽하지 않지만, 푸틴 정권처럼 국민을 혹사하는 폭정을 바꿀 대안"이라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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