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문이 성사되면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의 최고위급 인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첫 사례가 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일 미국에서 사람들이 온다. 나는 미 국무·국방 장관과 만날 것"이라며 "이것이 큰 비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도 촉구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지지하는 것을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시 상황에서 미국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의 우크라이나 방문 여부에 대해 백악관은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전에도 여러차례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을 요청한 바 있다. 미국측에서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을 함께 보내는 것으로 성의표시를 하는 모양새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8일 정례브리핑에서도 바이든 대통령 우크라이나 방문 여부에 관해 "대통령은 그곳에 갈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평화회담을 거듭 제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누가 됐든 전쟁을 시작한 사람이 전쟁을 끝낼 수 있다"며 "만났으면 좋겠다는 게 아니라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외교적으로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화 협상으로 이어질 수만 있다면 푸틴 대통령과 만나는 것이 두렵지 않다"며 고 강조했다.
중재에 나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공정성이 없다면서 날을 세웠다. 러시아를 먼저 방문한 뒤 우크라이나를 찾는 일정을 문제 삼았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오는 26일 모스크바를 찾은 뒤 28일 키이우를 방문할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다. 모스크바의 거리에는 시체가 없다"며 "먼저 우크라이나 국민을 만나 침공의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논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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