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변했다"라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놔 주목을 받고 있다. 불과 한달여 전까지만 해도 푸틴 대통령을 "천재"라며 추켜세운 바 있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 더힐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이 실제로 이뤄질 것이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놀랐다. 나는 푸틴 대통령이 군대를 국경으로 보냈을 때 협상용이라고 생각했다"라며 "나는 그것을 현명한 협상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가 좋은 거래를 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였다. 미국도 내가 취임하기 전까지는 좋은 거래를 한 적이 없었다"면서 "그런데 그가 실제로 우크라이나로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아주 많이 변한 것 같다. 그것은 다른 세계에도 슬픈 일이다"라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와 관련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푸틴에 대해 거리두기도 시도했다. 그가 푸틴과 친밀해 재임시절 러시아에 대해 지나치게 저자세였다는 평가가 나온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나는 푸틴을 아주 강경하게 대했고 그것 때문에 안 좋은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며 "이와 동시에 나는 그와 잘 어울리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천재"라고 추켜세우는 발언을 해 큰 논란이 일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미국의 보수 성향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상당 지역에 독립을 선포한 것은 멋진 결정"이라며 "얼마나 똑똑한 일인가. 푸틴 대통령은 그 지역에 진입할 것이고 평화유지 세력이 될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독립을 승인하면서 침공이 임박했던 시기였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지 이틀 후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공화당 내부에서도 적지 않은 반발이 일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도 지난 4일 "공화당에 푸틴 옹호자를 위한 자리는 없다. 자유 옹호자를 위한 자리만 있을 뿐이다"라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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