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촉발한 전세계적인 공급망 차질이 미국 주택시장을 덮치고 있다. 공장 폐쇄를 비롯해 운송 지연·항만 적체 등 물류 대란으로 자재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미완공 상태인 주택 물량이 늘어나는 등 주택 부문의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상무부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11월 기준 건설중인 단독 주택 물량이 전년 동월 대비 28.3%(계절 조정치 기준) 급증해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신규 주택 공급 적체 현상의 원인은 공급망에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공장 폐쇄, 운송 지연, 항만 적체 심화로 창문, 차고 문, 페인트 등 주택 건축에 필요한 자재와 물품의 수급이 지장을 받았다. 주택시장 조사기관 존다(Zonda)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주택건설사의 약 90%가 공급 문제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2021년 1월 조사 결과(75%)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WSJ는 현재 건설사들이 공급처 다변화, 대체 자재 사용은 물론 소매 매장까지 샅샅히 뒤지며 필요한 자재를 공급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주택 건설에 필요한 자재 공급난이 심화되면서 건설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오를대로 오른 주택 가격을 고려하면 건설사들이 늘어난 건설 자재비를 주택 구입자에게 전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미국 신규 주택의 중간 가격은 전년 대비 18.8% 오른 41만6900달러(약 5억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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