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대형 슈퍼마켓에서 경비원들이 흑인 남성에게 폭력을 행사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 인종차별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각 20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남부 히우 그란지 두 술주의 주도(州都)인 포르투 알레그리 시내에 있는 대형 슈퍼마켓 체인 카르푸에서 전날 밤 흑인 남성 40살 주앙 아우베르투 시우베이라 프레이타스가 경비원 2명의 폭력으로 사망했습니다.
그는 매장 직원과 언쟁을 벌이고 나서 지하 주차장으로 갔으며, 뒤따라온 경비원들과 몸싸움을 벌인 끝에 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두 경비원은 살인 혐의로 즉시 체포됐으며, 경찰은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프레이타스의 아버지 주앙 바치스타 호드리게스 프레이타스는 "경비원들이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가했다"면서 "아들은 인종차별적 행위에 의해 희생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1차 조사에서 인종차별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으나 브라질의 '흑인 인권의 날'을 하루 앞두고 일어난 이 사건을 두고 소셜미디어(SNS)에서 비난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아미우톤 모우랑 부통령은 흑인 남성의 사망에 애도를 표하면서도 "이 사건이 인종차별에 의해 발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논란 확산을 경계했습니다.
그러나 사건이 일어난 카르푸 앞에서는 이날 오전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으며, 포르투 알레그리시 당국은 시위 규모가 커질 것을 우려해 '흑인 인권의 날' 관련 행사를 취소했습니다.
비정부기구(NGO)인 브라질 공공안전포럼(FBSP)과 국책연구소인 응용경제연구소(IPEA)의 공동 조사에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폭력행위에 의한 비흑인 사망자는 12.9% 감소했으나 흑인 사망자는 1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브라질의 150여 개 흑인 인권단체로 이루어진 '흑인 인권연대'는 지난 8월 인종차별적 행태와 코로나19에 대한 부실 대응을 들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을 촉구했습니다.
브라질에서 흑인 인권단체가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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