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인들이 독감 예방 접종에 관심을 보이면서 백신 가격이 3배 폭등하고 접종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고 홍콩매체 명보가 오늘(5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상하이, 텐진, 헤이룽장성, 쓰촨성, 간쑤성 등 지역에서는 지난달부터 독감 백신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베이징 둥청(東城)구에 사는 위페이씨는 독감 백신 접종을 위해 최근 둥청구 주민위원회에 문의한 결과 지난달 주민위원회에 공급된 180개의 백신이 모두 소진됐으며 현재 1천 명이 넘는 사람이 접종 예약 대기 중이라는 답을 받았습니다.
위씨는 이어 베이징 여우안(佑安)병원에 문의했더니 백신 접종 예약이 11월 말까지 꽉 찼으니 사립병원에 문의해보라는 답을 받았습니다.
위씨는 다시 사립병원에 문의를 했으나 접종 예약 전화번호는 오후 내내 '통화 중'으로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베이징 주민위원회는 예년에는 시민들이 10월은 돼야 독감 백신 접종 예약을 시작했으나 올해는 코로나19로 9월초부터 접종을 시작했고 백신 공급량이 수요량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해까지는 중국인들이 자기 돈을 내고 맞아야 하는 독감 백신에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감기약이나 항생제보다 비싸서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사정이 달라지면서 일찍부터 독감 백신 접종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입니다.
위씨가 어렵게 다른 병원에 문의해보니 10월에 접종하려면 398위안(약 6만8천 원)이고 11월에 접종하면 329위안(5만6천 원)이라는 답을 들었습니다.
앞서 베이징 지역병원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이들은 128~153위안(약 2만 2천~6천 원)을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달 새 3배 가까이 가격이 뛴 것입니다.
중국 질병통제센터 자료에 따르면 9월 8일 현재 중국 전역에 독감 백신은 1천587만병 이상 공급됐습니다.
3가 백신, 4가 백신, 코에 뿌리는 백신 등 모든 백신을 포함한 양입니다.
중국의학과학원 펑뤼자오 교수는 올해 생산되는 독감 백신양은 지난해보다 두배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백신 대란이 벌어지는 또다른 이유는 수급불균형 탓입니다.
백신 전문가는 당국이 일괄적으로 백신을 수거해 분배하는 방식이 비효율적이고, 지역별 수요 격차가 심한데 이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 일이 겹치면서 어떤 지역에서는 백신이 남아돌기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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