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 정권의 16일 공식 출범과 함께 내각 지지율도 60~70%로 급등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8일 자체 여론조사에서 스가 내각 지지율이 74%로 역대 내각 중에서도 취임 후 첫 지지율 기록으로는 3번째로 높았다고 전했다. 아베 내각에 대한 마지막 지지율 조사에 비해서는 19%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닛케이 외에도 아사히신문(65%), 마이니치신문(64%), 교도통신(66%)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60%선을 회복했다. 내각 지지율이 역대 최악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하락했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 꾸려진 새 내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닛케이 17%, 아사히신문 17%, 마이니치신문 27%, 교도통신 16%였다.
새 내각을 지지하는 이유(복수응답)에 대해서는 닛케이 조사에선 응답자의 46%가 '(새 총리) 인격을 신뢰할 수 있다'를 꼽았다. 이어 안정감이 있다(39%)는 점을 두번째로 높았다. 아베 내각 말기에 정권 지지이유 중 '총리 인격을 신뢰할 수 있다'는 답변은 10% 수준에 머물렀과는 반대되는 결과로 스가 내각이 아베 내각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의 반작용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다만 안정감이 있다는 것 역시 스가 총리가 7년 8개월간 관방장관으로 호흡을 맞췄다는 점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아베 내각에선 지속적으로 20% 이상을 유지하며 높은 평가를 받았던 '국제감각'을 스가 내각을 지지 이유로 꼽은 의견은 7%에 머물렀다.
스가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는 '자민당 중심의 내각'이란 응답이 4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부 및 당 운영을 잘못하고 있다(32%)가 꼽혔다. 아베 내각에서 30% 수준이던 '정책이 나쁘다'는 이번 조사에선 13%로 떨어졌다.
새 내각 인선에 대해서는 54%가 긍정평가를 내놨으며 그 이유로는 '안정감이 있다'는 것이 29%로 가장 높았다. 다만 새 내각 인선을 좋게 평가하지 않는 이유에서도 1위는 '아베 내각을 계승하고 있다'는 답변이 30%에 달했다.
아사히신문은 "30대 이하의 지지가 강했던 아베 내각과 달리 스가 내각은 전 연령대에서 고른 지지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가장 기대되는 장관을 질문(복수응답)한 마이니치신문 설문에선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을 꼽은 의견이 76%에 달했다. 이어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에 대한 기대를 표명한 의견도 39%에 달했다.
한편 퇴임한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외교 등에서 특사 등으로 활동하며 스가 내각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이 두터운만큼 이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처럼 특사로 스가 총리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1994년 방북해 김일성 당시 주석과 회담을 통해 1차 북핵위기를 대화국면으로 전환시킨바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스가 내각에서 자신의 역할과 관련해 "볼을 줍는 볼보이 역할"이라며 "외교를 비롯해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서 돕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헌법개정과 관련해서는 "야당에선 그간 (국회 논의를 거부한 이유로) 아베 정권에선 안된다는 것을 내걸었다"며 "이제 스가 정권이 됐으니 논의에 나서야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아베 전 총리가 속한 자민당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에선 치료 후 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고 덧붙였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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