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77㎞로 과속하다 사고를 냈다' vs '시속 80㎞ 이하로 운전했지만, 경찰이 갑자기 끼어들었다.'
세계적인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35)에 대한 '페라리 뺑소니 유전무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핵심 쟁점인 사고 당시 차량 속도에 관심이 쏠린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자신의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 중이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뒤 달아났다. 이후 거액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뒤 해외에서 도피 중이다.
현지 검찰이 오라윳의 부주의한 운전에 따른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사고 당시 수사 결과를 뒤집는 '결정적 증언'이 있었다.
당시 오라윳 뒤에서 운전 중이었다고 주장한 두 증인은 그가 시속 80㎞ 이하 속도로 3차선에서 달리고 있었지만, 왼쪽 차선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경찰이 갑작스럽게 차선을 바꿔 페라리 앞으로 끼어들었다고 진술한 것이다.
숨진 경찰이 잘못한 것이지, 오라윳은 잘못이 없다는 얘기다.
검찰은 이 증언을 바탕으로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설명이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당시 오라윳이 고성능 외제차인 페라리를 몰고 시속 177㎞ 속도로 질주하고 있었다고 결론 내린 만큼, 증언의 신빙성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일간 방콕포스트는 당시 증거수집팀 관계자가 오라윳이 과속하고 있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라고 30일 보도했다.
증거수집팀의 일원으로 현재 쭐라롱껀 대학 물리학 강사인 사톤 위찬완나룩은 뺑소니 사망사고 직후 현장에서 100m가량 떨어진 한 전시실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CCTV 영상에 사고 차량이 나왔다가 다른 CCTV 영상에서 사라진 시간과 두 CCTV간 거리를 비교했을 때, 페라리는 매우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두 개 팀이 페라리 속도를 계산했다면서 시작점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자신이 속한 팀은 시속 177㎞, 다른 한 팀은 시속 174㎞로 각각 결론 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경찰은 새로운 증언에 기반해 페라리와 숨진 경찰의 오토바이 차체에 가해진 피해를 조사했고, 이를 다른 교통사고와 비교해 본 결과 페라리가 시속 80㎞를 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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