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강행을 계기로 미중 갈등이 전과는 차원이 다른 새 영역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서도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가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습니다.
오늘(3일) 중국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장중 1.51% 급등한 3,137.33까지 올랐습니다.
이는 작년 4월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지수로만 보면 중국 증시가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충격을 털어낸 것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중국에서 코로나19 불안감이 아직 크던 지난 3월 기록한 저점(2,646.81)보다 18.5% 급등했습니다.
중화권 증시의 주요 지수는 중국에서 코로나19 통제 성과가 나타난 3월부터 추세적인 상승 흐름을 보였습니다. 최근 홍콩보안법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지만 오히려 상승 곡선의 기울기가 가팔라졌습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4개월 만에 심리적 경계인 3,000선 회복했습니다.
홍콩 항셍지수도 지난 3월 기록한 저점(21,139.26) 대비 20% 이상 오른 상태입니다.
중국 본토와 홍콩 주가 상승의 가장 큰 원동력은 중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코로나19가 중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지만 중국 정부는 인구 1천만의 대도시 우한(武漢)을 봉쇄하는 등 특유의 강력한 행정 조치를 통해 비교적 조기에 확산을 통제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최근까지 발표된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제조업·서비스업 PMI 등은 대부분 1분기 때 최악의 상황보다는 뚜렷이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따라서 중국이 지난 1분기 사상 처음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상황에 직면했지만 이달 발표될 2분기 경제성장률은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립니다.
중국 정부는 5월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재정과 통화 정책을 아우르는 고강도 경기 부양책을 펼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시장의 정서는 중국 경제가 1분기의 급속한 위축에서 점진적으로 나아가는 쪽에 긍정적으로 기울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중국 증권업계는 최근 중국 증시에서 ▲ 거래량 급증 ▲ 외국인 투자 순유입 ▲ 증권주 강세 ▲ 증시 신용 투자 증가 등 강세장의 전형적 특징이 보인다면서 지속적인 상승 쪽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중국증권보는 3일 1면 머리기사에 '중국 증시에서 새로운 불마켓(강세장)의 환호가 나오려 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유동성의 힘으로 떠받쳐진 미국 증시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증시로 대거 유입돼 지수 상승의 주요 요인이 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중국은 올해 들어 수차례 정책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면서 유동성 공급을 크게 확대했습니다. 지난 1분기 중국의 위안화 대출은 7조1천억 위안 늘어 증가액이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중국 경제의 앞날에 큰 불안 요인인 미중 갈등 격화 역시 역설적이게도 일부 중국 주식 종목 급등의 직접적인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하나의 시대적 조류로 인식되면서 중국 정부가 반도체, IT, 인공지능 등 자국의 기술기업들을 더욱 강력한 의지를 갖고 육성하려는 의도를 노골화하면서 이들 기업의 주가가 폭등 양상을 보입니다.
일례로 중국이 향후 대만의 TSMC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SMIC(中芯國際)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170% 이상 폭등했습니다.
하지만 날로 극단적인 대립으로 치닫는 미중 관계는 중국 증시의 분위기를 일거에 반전시킬 수 있는 초대형 외부 변수로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홍콩보안법 사태 직후 미국에서 홍콩·중국의 금융 기관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이 마련되는 등 미중 양국 간 확전 가능성은 여전합니다. 현재 위태롭게 유지되고 이는 1단계 무역 합의 파기 우려도 여전히 큽니다.
로이터 통신은 "미중 외교 긴장은 (중국 증시에) 계속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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